MC들은 대표 코너 '전국 고민자랑'에서 시민들이 보낸 각양각색의 고민을 소개하고 당사자를 직접 스튜디오로 초대해 자세한 사연을 듣는다. 연예인의 신변잡기에 치중하는 다른 프로그램과 달리 일반인들의 고민에 집중한다는 점에서 색다른 시도다.
그러나 시청률 경쟁에서는 지난해 11월 첫 방송 후 MBC '놀러와'와 SBS '밤이면 밤마다'에 밀리며 한 자릿대에 머물고 있다.
내용 면에서 차별화에 성공했지만 아직까지 시청자들의 반응은 미지근한 셈이다. 게다가 최근 공동 MC 이수근이 스케줄 문제로 하차하면서 진행상 변화도 불가피해졌다.
MC들은 그러나 프로그램의 미래를 낙관했다.
13일 오후 여의도 KBS 별관 공개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신동엽은 "우리는 연예인이 아닌 분들의 고민을 듣기 때문에 계속 진화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확고하게 자리를 잡은 타 프로는 이미 다 크지 않았나. 우리는 아직 무럭무럭 클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는 "그동안 비연예인이 출연하는 프로그램을 많이 하면서 일반인 출연자들의 솔직한 모습이 비쳐지면 연예인들끼리 신변잡기를 이야기하는 프로보다 더 오래 갈 수 있다는 것을 느꼈다"고 설명했다.
"팔굽혀 펴기를 할 때 차차 하나씩 개수를 늘려가야지 자기가 할 수 있는 최대치를 한꺼번에 해버리면 다음날 한 개 더 한다는 게 굉장히 힘듭니다. 저희는 팔굽혀 펴기 한 개부터 시작한 프로라고 봅니다. 앞으로 조금씩 좋은 결과가 있길 바랍니다."
컬투의 정찬우는 "연예인들의 신변잡기 프로는 지상파 3사 공통으로 하지만 국민과 함께하는 프로는 오랜만이다"며 "시간이 지나면 인정받을 거라 생각한다"고 했다.
그는 "있는 그대로 솔직한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중요하다"며 "제작진이 긴 호흡을 갖고 일을 하고 있기 때문에 걱정 안 한다. 국민들에게 마음이 언젠가 전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컬투의 김태균은 "고민을 얘기하러 나온 출연자에게 시청자가 공감대를 느낀다면 더 단단하게 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시청자들의 참여가 많아지면 프로그램이 더 풍성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일반인이 주인공이다 보니 진행하는 데 어려운 점도 많다.
정찬우는 "방송에 적합하지 않은 말을 툭툭 던져서 난감하게 만드는 분들이 있다"며 "나도 막말하는 스타일인데 어떻게 저분들은 말을 그렇게 할까 생각한다"며 웃었다.
비연예인이 출연하는 프로그램에 경험이 많은 신동엽도 "힘들 때 출연자에게 의지하기 어렵다는 점에서 연예인들과 함께할 때처럼 편하지는 않다"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자신과 달리 공연 경험이 많은 컬투와 이영자로부터 많은 것을 배운다고 했다.
"원래 헛심을 쓰지 말자는 주의여서 현장에서 쉬는 시간 출연자와의 교감이나 소통이 중요하다고는 생각하지 않았어요. 그런데 컬투나 이영자 씨가 쉬는 시간에도 끊임없이 출연자분들의 컨디션을 최상으로 만들어주려고 노력하는 모습을 보면서 출연자들을 항상 배려하는 마음을 가져야겠다고 느꼈습니다."
'안녕하세요'는 MC들에게도 남다른 의미를 갖는다.
이영자는 '안녕하세요'로 3년 만에 지상파 MC로 복귀했다. 그는 복귀 소감을 묻자 "신인 같은 느낌"이라고 답했다.
"자유스러운 케이블과 달리 공중파는 말조심을 해야 해서 저도 모르게 이성을 잃고 진행을 할까봐 걱정이에요. 공중파에서 새로운 장르를 배우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요. 하다보니 몰랐던 걸 많이 배웁니다. 색다르고 새롭게 방송을 하는 느낌입니다."
그는 지상파 적응을 위해 일단 욕심을 많이 뺐다고 했다.
"원래 전 밀고 나가면 옆 사람을 보지 않는 스타일이에요. 전에는 1~2명 MC 체제에서 시작했기 때문에 목적의식이 상당히 강했어요. 4명이 어울려 하는 건 처음인데 같이 어울려 도우면서 간다는 입장에서 방송을 하고 있어요."
약 10년 만에 함께 호흡을 맞추는 신동엽에 대해서는 "호흡이라 따질 거 없이 자연스럽고 동엽 씨가 나를 너무 잘 알기 때문에 편하다"며 만족감을 표했다.
컬투는 청취율 1위 라디오 프로그램을 이끌고 있지만 실상 방송 진행 경험은 많지 않다. 본격적인 지상파 방송 진행은 거의 처음이다.
정찬우는 "객석을 두고 대화하는 포맷에서는 우리가 강세지만 방송은 약간 갭이 있는 것 같다"며 "그것들을 어떻게 깰 것인가가 우리의 몫이라 생각한다. 갭만 깨준다면 좀 더 큰 일들이 벌어지지 않을까"라고 했다.
성인 유머를 방송에서 무리 없이 구사하는 데 일가견이 있는 신동엽은 앞으로 '안녕하세요'에서도 다른 MC들과 호흡을 맞춰 맛깔스럽게 성인 토크를 들려주고 싶다는 바람을 전했다.
그는 "부모들이 너무 불편하게 생각하지 말았으면 한다"며 "아이들은 이미 컴퓨터를 통해 훨씬 더 다양한 정보를 접한다. 아이들이 TV를 통해 부모와 함께 그런 이야기를 접하고 얘기를 하는 게 훨씬 더 자연스럽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요즘 사업과 방송 사이에서 고민했다는 그는 "결국 사업을 안 하기로 마음먹었다"며 "(방송에 매진하기로 했으니) 올해 좋은 컨디션으로 시청자들을 만나지 않을까 싶다"며 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