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문화 지형도] ⑦학술·문화재

익산 백제유적지, 세계유산에 더 가까이

새해부터 가뭄 끝 단비처럼 반가운 소식이 날아들었다. 문화재청이 익산·부여·공주역사유적지구를 통합한 가칭 '백제역사유적지구'를 세계문화유산 등재 우선 추진 대상에 선정, 익산을 중심으로 한 백제 문화의 가치가 재평가될 것으로 보인다. 전라감영 핵심 건물인 선화당의 위치가 밝혀지면서 전라북도와 전주시가 전라감영 복원에 적극 나서야 한다는 요구가 부각될 것으로 예상된다. 몇 달간 공석으로 있던 국립전주박물관에는 곽동석 신임 관장이 취임, 문턱 낮춘 박물관으로 거듭날 수 있을 지 관심을 모은다.

 

▲ 백제역사유적지구, 세계문화유산 우선 등재 목록 선정

 

익산역사유적지구를 중심으로 부여·공주역사유적지구를 통합한 '백제역사유적지구'가 세계문화유산 우선 등재 목록에 선정되면서 세계유산으로 진정성과 완전성을 갖췄다는 평가를 얻고 있다. 왕궁리 유적과 미륵사지, 쌍릉, 미륵산성 등 고대 도성의 요건인 궁성, 사찰, 왕릉, 산성 유적을 갖추고 있는 데다, 미륵사지 석탑에서 출토된 사리장엄으로 인해 백제 왕도의 가치를 증명하게 됐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한·중·일 국제심포지움 개최 등을 통해 익산역사유적지구의 숨겨진 가치를 널리 알려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전북도는 미륵사지 유물전시관의 국립박물관 승격을 재추진하고 있으며, 정치권도 '고도 보존에 관한 특별법'이나 '박물관 및 미술관 진흥법'에 따라 고도로 지정된 익산에 국립박물관 설립이나 국립박물관 분원 설립·운영 조항이 신설될 수 있도록 힘을 쏟고 있다.

 

▲ 전라감영, 복원 범위 하루 빨리 결정돼야

 

전주시와 전주역사박물관이 국가기록원을 통해 옛 전라감영의 중심 건물인 선화당의 위치를 찾았다. 선화당은 옛 전북도청 주차장 부지 중앙에서 도의회 로 약간 치우친 지점에 위치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라감영 핵심 건물인 선화당 위치가 밝혀짐에 따라 전라북도와 전주시가 전라감영 복원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지적이다. 전라북도와 전주시가 전라감영·전주 4대문 복원 추진위원회를 만들었다는 것은 의미있는 시도지만, 복원 범위 논쟁으로 오랫동안 지지부진했다. 전문가들은 전체 복원이 전주 정신을 살리는 측면에서 바람직하지만, 구도심 활성화와 맞물려 시민들의 합의를 이끌어내기 어렵다는 점에서 부분 복원이 현실적이라고 진단하고 있다.

 

▲ 박물관, 전주의 역사·문화 정체성 확립 위한 전시

 

전주역사박물관(관장 이동희)은 어진박물관과 통합 운영해 전주의 역사·문화의 정체성을 확립하기 위한 다양한 사업을 추진한다. 어진박물관과 통합 운영되는 전주역사박물관은 시민을 위한 역사·문화 체험공간으로, 어진박물관은 조선왕조의 발상지를 엿볼 수 있는 공간으로 거듭난다. 어진박물관은 개관 1주년 특별전'태조 이성계의 삶(11월~2012년1월)'과 조경묘 창건 240주년 기념하는 특별전'조경묘와 조경단(4~7월)' 등을 연다. 역사박물관은 민화 전문 박물관인 가희박물관과 여는 '민중의 삶, 민화 특별전(8~11월)'이 주목을 모은다. 국립전주박물관(관장 곽동석)은 석지 채용신의 서거 70주년을 기념한 특별전 '석지 채용신, 붓으로 사람을 만나다(3월27일까지)'를 시작으로 일본 이시카와 현립 역사박물관과 자매 교류한 지 20주년를 맞아 '일본 에도시대의 사회와 문화(10~11월)'를 열고,'금강 유역의 새로운 힘(4~6월)' 등도 준비한다.

 

▲ 한문 고전 번역 출간…향토사 뿌리 찾기 학술대회 열려

 

전주대 인문과학종합연구소와 사단법인 한국고전문화연구원이 지난해 호남권 고전 번역 거점 연구소로 지정되면서, 한문 고전을 번역하고 한문 번역 인재를 양성하는 사업이 진행되고 있다. 변주승 전주대 교수를 주축으로 연구원들은 임진왜란 전·후 호남 대표 시인들의 문집과 유학자들의 문집 번역을 진행하고 있다. 전북역사문화학회(회장 나종우)는 지난해 처음 개최한 '전북 향토사 재발견'을 주제로 한 학술대회를 이어가면서 향토사에 대한 관심을 환기시킬 계획이다. 전주문화원(원장 서 승)은 전주의 중요한 문화 유산이었으나 그간 관심을 받지 못했던 완산칠봉의 문화 유적 조사를 실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