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파업은 근로조건이나 임금인상 같은 뻔한 사안을 놓고 노사 양측이 대립한 데서 비롯됐고 일정 기간 밀고 당기기식 대화가 진행된 뒤 타협점을 찾는 게 관례였다.
하지만 이번 파업은 이러한 단순한 노사분규 차원을 넘어 7월 복수노조 시행을 앞두고 노조 실체 인정과 교섭 당사자로서의 지위를 확보하기 위한 배수진을 친 상태에서 진행되고 있어 장기화되고 있는 것이다.
민노총은 이번 기회에 노조 실체를 인정 받고 향후 교섭 당사자로 나서겠다는 의지를 나타내고 있고, 버스회사측은 복수노조의 법적인 효력이 발생하기 전에는 민노총을 교섭당사자로 인정할 수 없다는 태도다.
교통 약자들의 고통이 극에 달하고 있는 데도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파업이 장기화되고 있는 건 바로 이런 구조적인 현안이 노사 양측에 맞부딪쳐 있는 데다 노노간 이해관계 및 노사간 배타적인 태도 때문이다.
복잡하게 얽힌 버스파업 사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버스회사측이 먼저 노조실체를 인정해야 한다. 그래야 대화도 가능한 것이다. 민노총은 엄연한 합법적인 단체다. 또 오는 7월1일부터는 법적으로 복수노조가 허용되는 만큼 교섭당사자 인정도 불가피하다.
이런 기본적인 정황이 인정된다면 노조도 파업을 풀어야 마땅하다. 요컨대 버스회사측이 먼저 자세변화를 보이고 노조측도 교섭 대상자로 인정 받는다면 파업을 풀지 않을 이유가 없다.
이를 충족시키기 위한 하나의 방안으로 이른바 '사회적 교섭 효력'이 발생할 수 있는 공동중재안도 검토해 볼 필요가 있다. 예컨대 도내 각 정당 대표와 김완주 도지사· 송하진 전주시장· 시민사회단체 대표들이 교섭 일정 등을 담은 중재안을 만들어 노사 양측에 제시하고 이를 공개적으로 보증하는 방법이다.
버스회사는 노조 인정을 전제로 향후 민노총운수노조와의 단체협상 일정을 수용하고, 노조는 이런 공개 보증을 믿고 운행을 정상화한 뒤 중재안에 따라 교섭하는 방안이다.
노사가 타협적 자세를 갖는다면 어렵지 않다. 문제가 어렵고 복잡할 수록 단순하게 생각해야 해법이 나온다. 노사 모두 긍정적인 반응을 나타내고 있어 다행스럽다. 중재방안이 가시화되길 촉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