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7일 개봉한 영화 '서유기 리턴즈(감독 신동엽)'에는 '달인'으로 '국민 개그맨'이 된 김병만씨(35)가 등장한다. 완주 출생인 그는 이 영화에서 '서유기'의 손오공으로 나온다. 2000년 전 봉인되었던 우마왕 일당이 부활하여 지구를 위험에 빠뜨리지만 손오공, 사오정, 저팔계가 이들을 물리치고 지구의 평화를 가져온다는 내용이다.
"유치하면서도 재밌게 본 게 '서유기'에요. 어릴 때 본 '영구와 땡칠이', '우뢰매'처럼. 2000년의 시간을 거슬러 전설의 '서유기' 영웅들이 세상을 다시 구할 수 있을까 하는 질문에 대한 답이 되는 영화입니다."
그는 앞서 영화'평양성(감독 이준익)'과 SBS 드라마 '아테나 : 전쟁의 여신(감독 김영준 김태훈 황정현)'에 카메오로 출연했다. "적은 분량이어도 카메오가 좋다"는 그는 무대에서 보여줬던 코미디를 자신만의 방식으로 영화에서 보여주고 싶다는 데 의의를 둔다고 했다.
"개그 무대에서 내 코미디를 봤을 때, '어! 저거 위험한데' 하는 모습이 영화에서는 전혀 다른 느낌으로 보여질 수도 있다고 봅니다. 찰리 채플린이나 버스터 키튼이 보여줬던 슬랩스틱 연기를 현대적 느낌으로 재현하고 싶었어요."
그는 "영화에서는 달인은 없고, 다만 김병만이 연기하는 손오공이 있을 뿐 "이라며 "유행어나 무조건 웃기려는 모습을 기대할 수도 있을 텐데 아예 보여주지 않으려고 했다"고 설명했다. 보통 영화에 출연한다고 하면 개그맨들끼리 뭉쳐서 코미디 한다고 생각하기 마련이라 그걸 깨고 싶었다는 것이다.
"사실 100% 대역 없이 전부 직접 하고 싶었어요. 하지만 마지막 촬영 때 날씨가 너무 추워 액션 연기를 하다가 관절을 다쳤습니다. 불가피하게 대역을 썼는데, 대역하는 분이 나보다 신장이 커서 좀 티가 날 거에요. 자세히 보면 영화 도중에 갑자기 사람이 길어졌다 짧아졌다 합니다.(웃음)"
그는 이어 "'달인'을 연기하면서 몸 개그에도 철학이 생겼다"며 "앞으로 단순히 몸으로만 웃기는 게 아니라 그 속에 웃음도 있고 울음도 있다는 것을 스스로도 느끼는 희극배우로 거듭나고 싶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