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전된 평창 보여줬다

2018년 동계올림픽 유치에 나선 강원도 평창이 19일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조사평가위원회가 진행한 나흘간의 현지실사 일정을 무난하게 마무리했다.

 

세 번째 도전장을 던진 평창은 이번 실사 기간에 촘촘(콤팩트)한 경기장 배치와 뜨거운 주민 성원, 편리한 다중교통망 구축 청사진 등을 앞세워 이전보다 한결 '진전된 평창'을 알리는 데 성공했다고 자평하고 있다.

 

또 평창유치위는 이명박 대통령이 직접 평가단을 위한 환영 리셉션을 주재하고 김황식 국무총리가 환영 만찬을 개최하는 등 중앙정부의 확고한 지원 의지를 충분히 전달했다고 만족감을 표시했다.

 

◇촘촘한 경기장 배치, 올림픽 가져올까 = 평창이 이번 IOC 평가단에 가장 강조한 부분은 모든 경기장에 30분 이내에 닿을 수 있는 선수 중심의 콤팩트(Compact)한 시설 배치다.

 

평창이 구상하는 올림픽 시설은 설상 경기가 펼쳐지는 '알펜시아 클러스터'와 빙상 중심의 '코스탈 클러스터'가 양대 축이다.

 

2개의 올림픽 타운을 철도와 고속도로 및 국도 등 다중 교통망으로 편리하게 연결해 참가 선수의 90%는 10분 이내에 경기장에 도착할 수 있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평창은 특히 4년 전 허허벌판이었던 알펜시아 리조트에 최첨단 스키점프장과 크로스컨트리·바이애슬론 경기장을 완공하는 등 IOC가 요구한 13개의 경기장 중 이미 7개를 건립해 실물을 보여줬다.

 

메인미디어센터(MMC)와 슬라이딩센터 건립 예정지에서는 200인치 대형 전광판을 활용한 사실적인 프레젠테이션으로 IOC 평가단의 이해를 높였다.

 

평창유치위 관계자는 "4년 전에는 설계도만 놓고 설명했는데 이번에는 실제 경기장을 보여주고 예정지에서 3D(입체화면) 프레젠테이션을 펼치니 평가단의 질문이 절반으로 줄었다"고 설명했다.

 

알펜시아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17개 주제에 관한 프레젠테이션은 선수 출신인 강광배(봅슬레이) 국제봅슬레이연맹 부회장과 김소희(쇼트트랙)를 비롯해 환경·수송·숙박·안전 등 전문가 16명과 관계 부처 장관까지 참석해 완벽한 대회 개최를 약속했다.

 

◇주민 열기에 IOC 평가단 '감동' = 18일 강릉빙상장의 현장 점검 때 일부 IOC 위원은 눈시울을 적시기도 했다.

 

강원도민 2천18명으로 구성된 연합 합창단이 스웨덴 출신 팝그룹 '아바(ABBA)'의 노래 '아이 해브 어 드림(I have a dream)'을 합창하는 순간 드림프로그램에 참가한 35명의 외국인 청소년이 아이스쇼를 펼쳐 뭉클한 감동을 선사했기 때문이다.

 

평가단이 빙상장을 빠져나올 때는 수만 명의 시민들이 평가위원들의 얼굴을 그린 캐리커처와 국기를 흔들어대자 함박웃음을 짓기도 했다.

 

IOC 평가단은 실사 기간 곳곳에서 주민들의 환영 열기를 피부로 느꼈다.

 

평창에 앞서 지난주 실사를 받은 프랑스 안시는 몇 차례 반대 시위가 벌어졌고, 독일 뮌헨은 설상 경기가 열리는 가미쉬-파르텐키르헨 지역 농민들이 토지 수용을 거부해 논란이 일고 있다.

 

올림픽을 향한 국민적 지지도는 IOC의 중요한 판단 기준 중 하나다.

 

한국은 전 국민의 91.4%가 올림픽 유치를 지지했지만 안시의 지지도는 80%, 뮌헨은 76.3%에 그치고 있다.

 

평창유치위는 특별법까지 제정하겠다는 정부의 강력한 지원 의지와 지역민의 뜨거운 열망을 확실하게 각인시켰다고 판단하고 있다.

 

◇IOC와의 약속 '드림프로그램'도 유치에 '플러스' 될 듯 = IOC 평가단은 실사 기간 숙소였던 알펜시아 리조트에서 스키를 배우는 외국의 청소년들을 목격할 수 있었다.

 

이들은 강원도가 운영하는 '드림프로그램'에 참가한 열대지역과 저개발 국가 꿈나무들이다.

 

평창은 동계올림픽에 처음 도전했던 2010년 유치 활동 과정에서 제3세계 꿈나무 육성 프로그램을 발표한 뒤 2004년부터 8년째 운영하고 있다.

 

그동안 '드림프로그램'에 참가한 제3세계 꿈나무는 47개국에서 949명이나 된다.

 

평창에서 난생처음 눈과 얼음을 접했던 청소년 중 12명이 올림픽을 비롯한 각종 국제대회에 자국대표로 출전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평창은 비록 두 번이나 동계올림픽 유치에 실패했지만, IOC에 공약했던 '드림프로그램'을 통해 동계스포츠 확산에 기여했다는 점에서 평가단의 높은 점수를 받았을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관측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