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와 케이블 채널 tvN은 유명 가수를 대상으로 한 서바이벌 프로그램을 잇따라선보인다.
이들 프로그램은 엠넷 '슈퍼스타K'나 MBC '위대한 탄생' 등 기존 오디션 프로그램과 반대로 가수들을 도전자로, 일반인을 심사위원으로 설정해 역할의 전복을 꾀한다.
공개 평가의 칼날이 기성 가수에게도 돌아오게 된 셈이다.
MBC '일요일 일요일 밤에'가 다음 달 6일 선보이는 새 코너 '서바이벌 나는 가수다'는 7명의 가수가 자신의 노래가 아닌 다양한 장르의 곡을 부르며 우열을 겨루는 방식으로, 일반인 심사단이 가수들의 노래 실력을 평가한다.
일반인 심사단은 10대부터 50대 이상까지 세대별로 200명씩 총 1천명의 풀로 꾸려졌으며 이 중 절반인 500명이 매회 녹화 현장을 찾아 가수들을 심사한다.
진행은 가수 이소라가 맡았고 김건모, 윤도현, 백지영, 김범수, 정엽 등 쟁쟁한가수들이 도전자로 출연한다. 도전자 중 일부는 '슈퍼스타K' 예선에 심사위원으로 참여하기도 했다.
이들은 모두 빼어난 가창력의 소유자지만 방송을 통해 공개적인 평가를 받는 것은 처음이라 출연을 망설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공개된 예고편에서는 부담감을직접 털어놓는 모습이 전파를 타기도 했다.
김영희 CP는 21일 "가수들이 서바이벌 형식에 부담감을 많이 느껴 섭외에 어려움이 많았다"며 "일반인 심사단이 심사한다는 점이 설득에 큰 도움이 됐다. 자신이 대중가수니 어차피 대중의 평가를 받는 것은 당연하고 프라임 타임대 프로를 통해 감동을 줄 수 있다는 점이 긍정적으로 작용했다"고 말했다.
tvN이 4월 방송 예정인 '오페라스타 2011'은 영국 인기 프로그램의 포맷을 사와제작하는 프로그램으로 기성가수들이 발성법과 음악 구성이 전혀 다른 오페라에 도전하는 과정을 다룬다.
총 8명의 가수가 도전자로 출연하며 6주간 시청자 문자 투표와 오페라 전문가들의 심사를 통해 최종 우승자를 가리는 생방송 토너먼트 형식으로 진행된다.
출연자들은 록, R&B, 발라드, 트로트 등 각 장르에서 가창력을 인정받는 가수들로 알려졌다. 이들은 처음에 출연 제의를 고사하기도 했으나 새로운 장르에 흥미를 느껴 출연을 결정했다고 제작진은 전했다.
가수 서바이벌 프로그램은 최근 인기인 오디션 프로그램의 포맷에 차별화를 가미한 시도라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tvN 관계자는 "오디션 리얼리티 프로는 이미 대세다"며 "가수 서바이벌 프로그램은 기존 오디션 프로의 장점인 노래와 무대를 살리면서 심사자와 도전자간 역할을뒤집을 수 있다는 점에서 매력적인 선택"이라고 말했다.
아이돌 위주로 흐르는 가요계에 변화를 위한 자극이 될 수 있다는 기대도 있다.
실제 도전자들이 위험을 감수하고 출연을 결정한 데는 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대중에게 선보이고 외모가 아닌 가창력에 대한 관심을 불러올 수 있다는 점이 작용했다.
김영희 CP는 "아이돌 댄스 음악에 편향된 가요계에 다양한 음악이 존재하고 노래를 잘하는 가수들이 많다는 점을 알려줄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남다르다"며 "가창력 있는 가수들에게 다양한 기회를 준다는 점에서 가요계에도 긍정적일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