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도는 지난 1월 새만금 과학연구용지를 후보지로 삼고 유치전에 본격 뛰어들었으나 최근 개최된 전문가토론회에서 경쟁력 부재사업이라는 의견들이 쏟아진데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 유치에도 악영향이 있을 것이란 판단을 내리고 스스로 이를 철회한 셈이다. 이렇게 되면 유치위원회까지 구성하고 그동안 토론회를 거치는 등 국책사업 유치를 위한 행정력 낭비와 공신력 실추는 어떻게 회복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물론 과학벨트의 새만금 유치는 정부의 흐름에 비춰보면 험난한 파고가 예고돼 있었다. 7년간 3조5,000억원이 투입되는대규모 국책사업으로 한나라당이 2007년 대선공약으로 채택했다가 이명박 대통령의 신년 방송좌담에서 공약에 얽매이지 않겠다는 발언 이후 유치경쟁이 정치인들의 먹잇감으로 전락하면서 이전투구(泥田鬪狗)양상을 벌여온 것이다. 지역경제에 크게 보탬이 된다는 점에서 도당국의 유치의사는 한편 이해된다.
그러나 사안이 복잡할수록 노력은 더욱 신중하고 합리적이어야 한다. 오락가락하는 정부의 태도에 편승해 다른 지역과 유치전에 끼어들었던 것이 얼마나 지역에 짐이 되는가를 생생히 보여주고 있다. 미리 정부의 눈치보고 슬슬 기라는 얘기가 아니다. 국정 뿐 아니라 도정 또한 그 운영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신뢰성과 일관성이다. 그것은 자치단체들이 신봉하는 효율성이나 경제성 보다 훨씬 앞서가는 가치다.
그럼에도 이번 발표에서 보듯 주민생활에 엄청난 영향을 미칠 사업에 대해 충분한 설명도 없이 '이제 없던 일로 하자'며 손바닥 뒤집듯 하는 것은 온당치 못하다. '아니면 말고'식 모습은 책임있는 행정당국이 해야 할 일이 아니다. 중대한 사안은 더욱 신중해야 하며, 일단 약속한 내용은 철저히 지키는 게 필요하다. 그게 전북도의 신뢰를 회복하고 경쟁력을 높이는 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