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목대] 파업풀기 해법 - 백성일

요즘 속시원하게 확 풀리는 일이 거의 없다. 기름 값 고공 행진으로 물가만 뜀박질 해 서민들만 죽을 맛이다. 전주 시내버스 파업도 풀릴 기미가 안 보인다. 그간 관계기관이 모두 나섰으나 뾰쪽한 해결책을 찾지 못했다. 파업이 오래 가다 보니까 노사간의 잘잘못도 물타기가 돼 버려 양비론만 난무한다. 지사나 시장도 나섰으나 전혀 약발이 먹혀들지 않았다. 결국 서민들만 속앓이를 하고 있다.

 

사회적 중재자로 시민사회단체 등도 나섰지만 그들도 뻔했다. 정치권은 어디다 쓸 수도 없는 존재처럼 돼버려 기대조차 걸 수가 없다. 처음에는 나서는 시늉을 했지만 요즘에는 기척도 없다. 잘못 끼었다가는 본전 챙기기도 어렵다는 판단을 한 모양이다. 전주시의회는 사태 초기부터 어정쩡한 태도로 방관해 타이밍을 놓쳤다. 뒤늦게 특위를 구성했지만 시민들은 큰 기대를 걸지 않고 있다.

 

이 같은 상황속에 조지훈 의장은 나홀로 이마트 옆 길거리로 나앉아 영세 상인들을 살리기 위해 골리앗을 상대로 천막 싸움을 벌이고 있다. 힘을 합쳐도 부친데 마치 두마리의 토끼를 쫓고 있는 형국이다. 차라리 그럴바에는 의장이 천막 농성을 잠시 풀고 파업사태에 매진한 후 다시 골리앗과 싸워도 늦지 않다. 강한 의회를 표방하고 나선 도의회의 모습은 한가롭기만 하다. 겨우 5분 발언을 통해 지사를 상대로 질타하는 모습 정도로 그쳤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유급보좌관을 둬야 한다는 말은 씨알이 안 먹힌다.

 

이번 버스 파업에 아이러니컬하게도 자가용 타고 다니는 사람들이 사태를 해결해 보겠다고 전면에 나섰다. 이들은 거의 시내버스를 안타기 때문에 서민들의 고통을 잘 모른다. 한겨울에 최소 30분 이상씩을 시내버스를 기다려 본 사람만이 나설 자격이 있다. 지금은 노사 한테 파업을 풀라고 무작정 기다리고 있을 때가 아니다. 이용자가 사태 해결의 중심에 서야 한다. 인동초처럼 참고 견뎌 내성이 길러졌기 때문에 대체 수단 확보를 통한 해결책을 강구하면 그만이다.

 

그것은 걸어 다니거나 자전거를 타고 다니는 방법이다. 노약자나 학생들은 자가용 운전자들이 시민정신을 발휘해서 태워주면 된다. 그렇게 시민들이 똘똘 뭉쳐 강하게 나서면 사태는 풀린다. 혈세로 보조금 줄 필요도 없고 시민들이 물러 터졌다는 비아냥 소리도 안듣게 된다.

 

/ 백성일 주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