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못미' 전주고 야구부

최소 정원 18명 미달…고교 주말리그 전반기 '불참'

창단 34년째를 맞은 전주고 야구부가 선수가 모자라 26일 출범하는 고교야구 주말리그 전반기 리그에 불참한다.

 

대한야구협회 관계자는 3일 "전주고가 등록 선수 최소 정원인 18명을 채우지 못해 전반기에는 출전하지 못하고 6월부터 열릴 후반기부터 참가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로써 전라권에서는 광주일고, 군산상고, 동성고, 진흥고, 화순고, 효천고 등 6개 학교만 출전한다.

 

이 중 군산상고를 뺀 나머지 5개 학교는 전남권 학교다.

 

협회에 등록된 전주고 야구 선수는 모두 4명. 1학년이 3명이고 3학년이 1명이다.

 

1977년 창단한 전주고는 '역전의 명수' 군산상고와 더불어 전북 야구를 대표해왔다.

 

그러나 몇 년 전부터 선수 확보에 어려움을 겪었고 급기야 올해 9명이 한꺼번에졸업하면서 팀을 구성하지 못하는 상황에 이른 것이다.

 

허진욱 전주고 야구부장은 "전주 지역에 야구부가 있는 유일한 팀인 전라중에서선수를 뽑아왔으나 2~3년 전부터 우수 선수들이 다른 지역으로 전학을 가면서 좋은 선수를 확보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전주고는 올해 3학년이 대거 졸업하면서 팀을 구성할 수 없게 되자 작년 말부터동아리 활동을 해온 일반 학생들을 테스트해 선수로서의 가능성을 타진하고 있다.

 

그러나 아직 실전에 투입할 수준은 아니라는 게 학교 관계자의 전언이다.

 

주말리그가 '공부하는 야구 선수'를 육성한다는 취지에 따라 도입되는 만큼 일반 학생을 테스트하는 전주고의 '고육지책'은 색다른 사례로 남을 만하다.

 

허 부장은 야구 선수로 기량을 검증받는 일반 학생들의 성적이 중상위권이라고 귀띔했다.

 

그러나 어렸을 때부터 야구를 전문적으로 해 온 선수들과 기량 차가 현격하고, 등록 선수와 일반 학생을 합쳐도 전주고 야구부 인원은 현재 10여 명 수준에 불과해후반기 주말리그에 출전하려면 선수 충원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허 부장은 "최근 서울·경기 지역 중학교 졸업 예정 야구 선수들을 만나 전주고로 전학 올 수 있도록 유도하고 있다"면서 "당장 의 성적보다 뿌리를 강화하는 차원에서 올해 3학년생은 받지 않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전주고 야구부는 지난해 존폐 위기에 몰렸지만, 학교 관계자와 동창회에서 적극적으로 야구부를 후원하기로 뜻을 모아 올해부터 '제2의 창단'을 준비한다는 심정으로 활기차게 움직이고 있다.

 

한편, 26일부터 전국에서 시작되는 고교야구 전반기 주말리그에는 총 52개 학교가 출전해 기량을 겨룬다.

 

협회는 전국을 8개 권역으로 나눠 조당 6~7팀씩 배정했다.

 

서울권과 경상권에는 각각 2개 조를 운영하고 중부권, 전라권, 경기권, 강원·인천권은 1개조로 이뤄졌다.

 

고교 팀들은 같은 권역 또는 같은 조에 속한 팀끼리 3월26일부터 4월24일까지 토·일요일과 공휴일에 지방 구장에서 전반기 리그를 치른다.

 

6월11일부터 7월25일까지 열리는 후반기 리그에서는 다른 권역에 속한 팀과 경기를 치른다.

 

조가 2개로 나뉜 서울권과 경상권은 자체적으로 다른 조와 경기를 벌이고 중부권은 전라권과, 경기권은 강원·인천권과 대결한다.

 

협회는 황금사자기 전국대회(5월14일~6월6일)와 청룡기 전국대회(7월30일~8월6일) 기간에 전·후반기 주말리그 왕중왕전도 함께 치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