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칼럼] 미래산업에 투자하자

한기봉(전문건설협회 전북도회 사무처장)

유난히 매섭던 추위가 갔다. 그리고 새학기가 시작됐다. 새내기들의 활기찬 모습이 곳곳에서 눈에 띤다. 각급 학교 등교를 보며 문득 '저들의 일자리는 어찌 만들어질까?' 궁금해진다.

 

인류는 녹색혁명으로 기아에서 탈출했다. 그리고 현미경의 발명과 페니실린의 발견으로 질병에서 자유로워졌다. 이어 산업혁명으로 산업화에 성공함으로써 의식주 문제를 어느 정도 해결한 듯하다. 이제 인류의 관심은 건강하고 즐겁게 오래 사는 방법에 모아지고 있다. 소비 또한 이 분야에 집중되는 경향이다. 이 같은 추세에 따라 산업도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그런데 우리의 현실은 어떠한가? 과거 필자가 초등학교에 다니던 무렵 우리나라의 빈곤 원인은 좁은 국토에 비해 많은 산지, 빈약한 자원, 높은 인구밀도에 있다고 모두 믿었었다. 그래서 우리의 형과 삼촌, 아저씨들은 산지를 개간하고 갯벌을 간척하며 '둘도 많다'고 산아제한을 하는 한편 '수출만이 살길이다'며 임가공무역에 일로매진했다. 그 결과 이제는 '한강의 기적'을 이룬 나라, 세계 10위권의 무역대국이 되어 먹고사는 문제는 해결했다.

 

하지만 이 같은 성공의 한켠에는 높은 청년실업률, 빈부격차, 지역·계층간의 사회적 갈등 등 치유해야 할 많은 문제가 도사리고 있다. 특히 미래에 우리 후손을 먹여 살릴 새로운 산업에 대한 대안 마련이라는 숙제가 남아있다.

 

많은 기업가와 학자, 고급관료와 정치인들은 반도체, 자동차, 조선으로 대표되는 우리의 산업구조가 미래에도 우리 국민들의 소득을 보장해 줄거라는데 동의하지 않는다. 새로운 산업의 발굴과 투자가 필수라는 거다.

 

그나마 정부에서는 '신성장동력 산업'이니 '지속가능한 산업의 육성'이니 하며 첨단의학복합단지, 첨단과학비즈니스벨트 등을 지정하고 투자하려 하고 있는 듯 하나 엉뚱하게도 4대강 개발사업에 올인하는 듯한 인상을 지울 수 없다.

 

오히려 민간부문이 발빠른 편이다. 최근 최고급 회원제 병원이 등장한데 이어 재벌그룹의 움직임도 눈에 띈다. 노무현, 이명박정부가 협박하다시피 투자를 권유해도 꿈적도 않던 재벌들이 드디어 투자계획을 발표하기 시작한 것이다. 주목할 만한 것은 삼성이 발표한 '신수종사업'의 5개 분야가 미래에너지산업과 의료산업으로 구성돼 있다는 거다.

 

필자는 개인적으로 우리의 미래산업 핵심은 의료산업을 중심으로 한 웰빙산업이어야 된다고 믿고 있다. 그리고 이 산업은 집단화되고 집중 육성되어야 하며 그러기 위해서는 새만금이 최적지라고 생각한다.

 

세계 각국의 첨단 의술을 모두 집약하고 세계 각지에서 생산되는 모든 약초를 연구하며 각 민족의 신비스러운 전통 치료법을 집대성하여 한 곳에 모은 곳. 그리하여 그 곳에 가면 건강한 사람이 더욱 건강해지고 아픈 사람은 세계 최고 수준의 치료를 받을 수 있는 곳. 바쁘고 가난한 사람은 가까운 지역센터에 가면 원격지 진료와 치료가 가능하게 하는 곳. 그 곳이 새만금이었으면 싶다.

 

필자의 소망이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국제공항과 항만, 철도와 도로 등 기간시설에 대한 투자와 연구소, 병원, 치료약 및 의료기기 생산시설, 대학과 연관 산업시설의 유치가 이루어져야 한다.

 

그리하여 우리의 후손이 지속가능한 소득을 창출해내고 새내기들이 청년실업의 두려움 없이 활기찬 학창생활을 할 수 있게 되기를 바란다. 지금은 4대강에 예산을 쏟아부을 때가 아니다. 필자의 백일몽이 한갓 헛된 꿈이 아닌 미래의 현실이 되기를 다시 한 번 소망한다.

 

/ 한기봉(전문건설협회 전북도회 사무처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