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장학재단 기금, 눈 먼 돈인가

지방자치단체들이 출연한 도내 장학재단들이 기금을 제멋대로 운영한 것으로 드러났다. 열악한 재정상태에도 불구하고 장학재단에 무리하게 출연금을 쏟아 붓는가 하면 기금을 외유성 해외 연수비로 사용하는 등 방만하게 운영해 왔다는 것이다.

 

이는 감사원이 전국 139개 지방자치단체가 예산을 출연해 설립·운영 중인 145개의 장학재단을 대상으로 운영 실태를 감사한 결과 확인된 것이다. 도내의 경우 16개 장학재단 중 5개가 무리하게 또는 부적절하게 운영해 와, 관련 자치단체장에게 주의조치가 내려졌다.

 

우선 기금 조성부터 문제였다. 도내 자치단체들은 장학재단에 총 865억 원을 출연해 전국에서 1055억 원을 낸 경기도 다음으로 많았다. 이 과정에서 적법절차를 무시했다. 일부 시군은 법령 및 조례 등의 근거없이 지원하거나 단순 재정지원 조례에 근거해 제멋대로 장학재단에 예산을 출연했다. 더욱이 남원시는 민간단체의 기부금품 모집이 금지되어 있는데도 애향운동본부를 통해 3억6950 억원을 불법으로 모금했다.

 

또 재정자립도가 20%에도 미치지 못하는 전북도와 김제시는 각각 전북인재육성재단과 김제사랑장학재단에 155억 원과 168억 원을 출연했다. 재정자립도가 9.6%에 불과한 남원시는 춘향장학재단에 148억 원을 출연했다.

 

이는 지역인재를 위한 장학사업이라는 명분을 내세운 자치단체장의 치적쌓기가 아닌가 싶다.

 

더불어 운영과정의 부실은 더하다. 전북인재육성재단은 지난 2007-2009년 도의원 15명에게 해외연수비로 7988만 원을 부당하게 지출했다. 이들은 관광 위주의 외유성 연수를 다녀왔을 뿐 아니라 재단에 연수에 따른 정책자료를 제출하지도 않았다. 또 고창군 글로벌인재육성재단은 2009년 이사회 의결없이 교직원들의 인도네시아 연수에 4128 만원을 지원했고, 군산교육발전진흥재단은 2005-2006년 사업비 4억8332만 원과 5억5135만 원을 전북외국어고에 지원했다.

 

이처럼 장학재단 기금이 자치단체장들의 주머니 돈처럼 쓰이는 것은 모럴 해저드의 하나라 할 수 있다. 가뜩이나 지방재정 감소로 지역개발이 위축되고 있는데 한쪽에서 선심성 예산으로 둔갑시킨 것은 비판받아 마땅하다. 장학재단이 투명하게 운영될 수 있도록 철저한 지도감독이 있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