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녀' 루이나이웨이 9단(47세)은 8일 성동구 홍익동 한국기원 4층 특별대국실에서 열린 '제16기 가그린배 프로여류국수전 결승 3번기 제2국'에서 김윤영 3단(21세)을 맞아 흑으로 203수 만에 불계승을 거뒀다.
지난달 22일 열린 1국에서 선승했던 루이 9단은 이로써 2-0 완봉으로 김윤영을 누르고 여류국수타이틀을 차지했다.
이 대회 통산 8번째 우승이다.
이번 결승전은 현역 여류명인(루이)과 여류기성(김윤영) 간의 대결이자 기성세력에 도전하는 신세력의 구도로 관심을 모았다.
애초 팽팽한 접전을 벌일 것이라는 예상과는 달리 1국과 2국 모두 힘에서 루이가 우위를 보였다.
이날 대국에서 루이는 종전의 강공일변도에서 벗어나 강과 약을 조절하는 노련함을 보여줬다.
초반부터 상변과 좌상귀에서 상대의 급소를 짚어가며 모양을 무너뜨려 국면을 압도해나갔다.
열세에 몰린 김윤영이 우상귀에서 패를 걸어가며 반전을 꾀하자 좌상귀 흑을 포기하는 대형 바꿔치기로 유연하게 맞섰다.
결국, 바꿔치기로는 승산이 없는 백이 무리한 싸움을 걸어왔고 이것을 정확히 응징한 루이가 승리를 이끌어냈다.
인터넷 해설자인 한종진 8단은 "왜 루이가 여류최강인지 알 수 있었던 한판이었다"고 말했다.
4승1패였던 두 기사의 전적은 5승1패로 더욱 벌어졌다.
지난달 강력한 도전자 조혜연 9단을 제압하며 여류명인전 7연패(連覇)에 성공한루이는 여류국수전에서도 3년 연속 우승하며 자신의 건재를 과시했다.
6∼8기에 이은 자신의 여류국수전 두 번째 3연패 기록이다.
챔피언의 입장에서 방어전만 치르는 '도전기제' 여류명인전과는 달리 전기대회 우승자도 본선 16강부터 시작해야 하는 '선수권전'인 여류국수전은 그만큼 연패가 어렵다.
선수권전 최다연패 기록은 이창호가 1996년부터 1999년까지 기록한 박카스배 천원전 4연패다.
1993년 제1회 취보배에서 우승하며 자신의 첫 타이틀을 따낸 루이는 이번 우승으로 자신의 타이틀 수를 32개로 늘리며 여류바둑계의 독보적인 존재임을 과시했다.
특히 지금까지 37차례 국내외 여류기전에 출전해 총 30회 우승하며 우승확률 81%의 경이적인 기록을 보이고 있다.
루이가 결승에서 패한 것은 2003년과 2004년 조혜연 9단에게 2차례(제9기 여류국수, 제5기 여류명인), 2008년 박지은 9단(원양부동산배)에게 1차례 등 3차례뿐으로, 여류대회 결승 승리 확률은 91.4%에 달한다.
토종 최강인 조혜연과 광저우 아시안게임 금메달리스트 김윤영이 힘없이 물러나면서 당분간 한국여류바둑계에선 루이의 독주가 계속 될 전망이다. 우승상금은 1천100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