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 참는 사람들에게만 보이는 것이 있다. 수필가 김경희(65)씨의 경우가 그렇다. 수필은 연륜으로, 때로는 머리로도, 종국엔 사랑으로도 이해가 어려운 삶에 접근해가는 진솔한 글쓰기다. 그의 저서 「문학의 이해와 수필의 길」(도서출판 계간문예)을 읽노라면, 수필에 대한 곡진한 애정이 담긴 정갈한 글을 만나게 된다.
"지난해 뜻밖의 일이 많았어요. 전주덕진노인복지관에서 내 강의를 들으며 수필을 공부하던 분의 열정과 배려로 전라북도교육문화회관에서 '시·수필반'이 개설됐죠. 그 과정에서 노력의 끈을 맬 수 있었어요. 교재로 써오던 「말로 전하는 문학의 이해와 수필의 산책」에 이어 두번째 책이 나오게 된 겁니다."
문학인의 삶과 이야기, 수필문학의 읽기와 쓰기, 수필 감상하기 등을 통해 '수필의 탱고'를 노래하고픈 마음이 담겼다. 그는 수업을 하면서, 또 글을 쓰면서 '가르침이 배움의 반'이라는 말을 실감했다고 말했다.
"문학의 적공(積功)도, 예술의 수양도 모자란 내가 덤비기에는 버거운 일이었습니다. 그러나 내 강의를 듣기 위해 젊지 않는 연세로 강의실을 찾아주고, 내 글을 읽고 분에 넘친 격려를 보내준 분들을 위해 보이는 만큼 아는 만큼 전해드리고 싶었습니다."
수필 감상하기에서는 누구나 한 번쯤 읽어본 이하윤의 '메모광', '딸깍발이'로 더 유명한 이희승의 '독서와 인생' 을 비롯해 매화의 맑은 향기와 기품을 연상케 하는 작가의 '고니의 아침 명상'도 만나볼 수 있다. 그는 "내 실력과 능력 이상을 기대할 순 없지만, 앞으로도 글길을 공부하고 궁구하여 글살이를 채워나가고 싶다"고 밝혔다.
순창 출생인 그는 1985년 「월간문학」으로 등단해 「둥지안의 까치 마음」, 「징의 침묵」, 「정상에 서면 산이 강물처럼 흐르고」 등을 펴냈으며, 월간 문학 신인상, 전주시 풍남문학상, 전북문학상을 수상한 바 있다. 그는 현재 전북 문인협회 부회장을 맡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