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의 향기] 여성

아직도 갈길 먼 '남녀 평등'

2011년, 대한민국이란 나라에 사는 여성의 위치는 어떨까? '남자는 하늘, 여자는 땅'이라는 인식을 넘어 역차별이란 말까지 나오고 있으니 나아진 것은 사실. 하지만 그 이면에 남은 혹은 변한 세상에게 다시 할당 받은 여성의 역할은 그리 여성스럽지(?) 않다. 지난 8일이었던 '세계여성의 날'이 아직 있는 것만 봐도 여성이 찾아야할 것들이 남았다는 뜻 아닐까. 세상이 만든 여성의 모습은 어떤 것인지 그리고 여성들은 어떻게 대처하는지 궁금해지는 순간, 여성을 주제로 한 책을 통해 비밀을 풀어보자.

 

 

▲ 시대의 한계 뛰어넘은 25명의 여인들 - 세상을 바꾼 여인들

 

이덕일 저/ 옥당/ 1만 8,900원

 

 

역사 속 여성들은 승자보다 패자에 가까웠다. 승자에 의해 쓰이는 역사, 과연 여성들의 역사는 믿을 수 있는 것일까?

 

얌전하고 연약한 것이 바람직한 여성상으로 존경받던 시절, 역사 속 여인들은 강하면 외면당했다. 그래서 남성들에게 쓰인 역사서는 여성들의 실제 삶이 아닌 그 의미가 왜곡되기 일쑤, 이 책은 시대의 한계를 뛰어넘고자 했던 여성들의 이야기를 실었다. 운명에 맞서 싸우며 세상을 바꾸고자 했던 여인들의 삶과 도전의 기록인 것. 총 8부로 나뉘어 있으며 신사임당, 천추태후, 어우동 등 25명의 여인을 만날 수 있다. 역사가 만들어낸 허상의 이미지를 버리고 용감했던 여인들의 실체를 확인해 보자.

 

 

▲ 소통과 치유의 미학…수다의 재발견 - 수다가 사람 살려

 

오한숙희 저/ 웅진닷컴/ 9,000원

 

할 일 없는 여자들의 시시껄렁한 일상으로 치부되던 수다에 의미를 부여한다.

 

오한숙희는 이미 다수의 책을 낸 유명 여성학자. 대학과 대학원에서 공부한 사회학과 여성학 지식에 여성들을 위한 상담소 근무 경험을 더해 실질적인 도움이 될 수 있는 책을 만들어 냈다. 여성의 눈으로 여성의 모습을 바라봐 누구보다 따뜻하며 동시에 객관적인 것이 매력이다. 이 책은 수다를 사회심리학적인 기능을 다각적으로 조명하고 있다. 마음의 상처 때문에 아파하는 사람들에게 수다를 권하는 것. 막연히 떠드는 것이 아닌 자신을 보다 가꿀 수 있는 수다의 힘을 강조하고 활용할 것을 강조한다. 수다를 체계적으로 정리하여 사람과 사람이 올바르게 소통하고 상생의 힘을 발휘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 미인 권하는 사회 조목조목 꼬집어 - 예쁜 여자 만들기

 

이영아 저/ 푸른역사/ 1만 3,900원

 

'예쁜 다리 만들기' 나 '예쁜 얼굴 만들기' 같은 뷰티 관련 서적으로 생각했다면 큰 오산. 제목만 보고 선택했다면 제대로 낚인, 외모와는 전혀 상관없는 슬픈 여성사다. 이 책은 아름다움에 대한 강박이 언제부터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미인 권하는 사회'의 역사를 훑고 있다. 타고난 미인이 권력을 가진 시대가 오기까지 어떤 일이 있었는지 분석한 것. 여성의 몸 가꾸기 문화가 누군가에 의해 만들어진 것이라는 점과 이것이 근대 이후에 급속도로 팽창한 사회 현상이라는 점 등 다양한 사례 분석을 하고 있다. 또한 한국 근대 여성 문화사 통찰을 통해 여성의 삶에 미친 영향들도 분석했다. 미모 경쟁에서 영원한 승자는 없음을 다시 한 번 각인 시켜주며 '예쁜 여자 권하는 사회' 속에서 고통 받는 여성들을 보듬어 주는 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