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곧바로 농협법 시행령 및 시행규칙 마련 등 하위법령 개정작업도 착수할 계획이라고 한다. 정부 차원에서 관계기관협의체를 구성하고 정부자본지원계획을 마련해 내년 정부예산안에 반영하는 등 업무추진에 속도를 낸다는 방침이다. 농협도 이에 맞춰 내부적으로 본격적인 사업구조 개편에 착수할 것이다.
농협은 그동안 본연의 기능인 농산물 유통과 판매 등 경제사업은 제쳐두고 손쉬운 돈벌이인 금융사업에 치중했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지난해 가을 유례없는 배추 값 파동과 쌀값 하락을 겪으면서 농산물 유통의 구조개선이 시급하다는 의견이 지속적으로 제기된 것도 이와 다름 아니다.
우리나라는 1994년 세계무역기구(WTO) 가입이후 농업과 농촌에 많은 변화와 위기가 닥쳤다. 지금까지 농산물 시장은 쌀을 제외한 모든 품목이 개방됐다. 그 결과 농도(農道)로 자처해온 도내 농촌들은 고령과 부녀 중심으로 전락해 이제 그 해체의 위기까지 맞고 있다. 보호막이 사라지면서 농산물 가격의 하락으로 농가부채는 월등히 늘어나고 농가소득은 형편없이 떨어졌다. 더군다나 유통시장에서 대형민간유통업체의 점유율이 갈수록 높아지면서 농민들은 생산비도 못 건지는 악순환을 겪어온 것이다. 요즘엔 이상기후와 구제역 등으로 어려움이 한층 더하는 지경이다.
이번 개정안 통과로 이런 문제들을 일시에 해결할 수는 없다. 그러나 농협이 개정안 통과를 계기로 명실상부(名實相符)하게 농민을 위한 조직으로 거듭나야 한다. 농협 본연의 경제사업의 성공은 조직체계에 의해 결정되기 보다는 조직원의 농업 농촌을 위한 강화된 정신과 기업정신으로 판가름 날 것이다. 농협은 물론 정부도 세부계획에서 이해관계자들의 의견을 적극 수렴하는 후속조치를 만들어 농촌을 탈바꿈시키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 전국농민회총연맹 전북도연맹 등 도내 농민단체가 주장하는 '농민 주인되는 조합'을 더 이상 외면해선 안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