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방송 프로그램들이 빈틈을 공략하고 있다. 막장 스토리로 풀어내는 드라마나 지독한 경쟁을 권하는 프로그램들이 봇물처럼 쏟아지고 있는 가운데 지역적 특성을 잘 살린 프로그램도 선전하고 있다. '방송 프로그램 톺아보기'는 공감대를 이끌어내는 지역 특산 프로그램을 살펴보는 자리다. 제작진이 지역민에게 한발 더 다가서려는 소통 의지를 놓지 않을 때, 지역 프로그램은 더욱 단단해질 것이다.
KBS 전주방송총국(총국장 김영선)의 최장수 프로그램 '아침마당 전북(연출 김정기·오전 8시25분)'이 18일 800회를 맞는다. 1994년부터 2011년까지 17년간 매일 아침 8시25분이면 밥 숫가락을 들듯 자연스럽게 주부들이 보는 프로그램이 됐다. 김정기 편성제작국장은 "장수하려면 (주부들과) 공감하라"고 했다. 같은 이야기를 하더라도 주된 시청자인 주부들의 관점에서 이야기를 할 때 공감을 얻는다는 것이다. 10년 넘게 이 프로의 진행을 맡아온 '안방 마님' 김태은 아나운서의 역할도 컸다.
'아침마당 전북'은 본래 종합 매거진 프로그램에 가까웠다. '교통사고 반으로 줄입시다'와 같은 캠페인부터 '초대석', '부부 탐구', '이사 특급', '노래마당 큐' 등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코너가 마련됐다. 하지만 이제는 이름 그대로 마당에서 이야기 나누는 것 같은 분위기. 다양한 프로그램이 생겨나면서 순수 토크쇼로 정착, 뜬금없이 노래도 불러도 어색하지 않을 만큼 시청자와 교감하고 있다.
"100회, 200회면 몰라도 800회까지 왔다는 게 실감이 나질 안나네요. 우리가 잘했다기 보다 800회나 봐 주신 시청자들을 위해 준비한 것으로 보시면 될 겁니다."
그는 800회의 영광을 시청자들에게 돌렸다. 이곳을 지켜온 패널만 해도 30여 명, 이들과 웃고 울은 출연자만 해도 3000여 명에 이른다. 그는 "방청객들은 오히려 나보다 '아침마당' 선배인 분들도 많다"며 "그들의 리액션, 표정 등이 없으면 방송이 어렵다"고도 했다.
아침마당의 과거와 현재 미래를 되짚어볼 이번 특집 방송에는 오랫동안 동고동락했던 패널 최용희(군산 적십자평생대학 학장) 이연숙(전주안골노인복지관 관장) 브라이언(전주대 교양학부 교수) 심홍재(행위예술가) 홍석우(KBS 개그맨) 등이 함께 할 예정이다. 이들은 "독특하고 재미있지만 한바탕 웃고 돌아서면 헛헛해 지는 프로그램이 아닌 물리지 않는 프로그램"이라며 "꼭 내 이야기 같아 공감할 수 있고 함께 눈물 흘리고 웃을 수 있는 프로그램"이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