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의 향기] 신길수 시조시인 '새야새야' '꽃시 받듯 살으리라' 출간

자연과 인간의 삶에 대한 성찰

"시조집은 10권을 냈으나 시집은 아직 낯설어요. 그러나 시는 시조와의 결별이 아니라 동행이어야 하지 않는가 하는 점에서 용기를 내 출간했습니다. 시조집이나 시집이나 결국은 인생을 살며 다 미처 말로 못다한 속내의 이야기를 풀어내기는 마찬가지 아니겠어요?"

 

신길수 시조시인(73)이 첫 번째 시집 「새야 새야」(서울문학출판부)를 펴냈다. 침묵의 자리, 우리들의 합창, 겨울 바닷가에서, 마알간 앙금 등으로 구성된 시집에는 78편의 시가 실렸다. 시집에는 자연에 대한 서정이 일관되게 나타난다.

 

'혼의 마디/조객해 놓고/낙조진 바닷가에 이르면/새 한 마리 울고 있다/사랑을 사랑을 부르는 까닭을 알고/바람은 서럽게 나뒹글고'('후조'중에서)를 보면 사랑을 대전제로 하는 자연의 이미지를 형상화시키려는 노력이 보인다. '꽃피운 자리에 얼굴을 묻는 일'과 '애정의 작희' 를 '아는 사람'은 행복하다 등을 통해 자연에 투영된 인간의 존재를 성찰한다.

 

그는 시조집「꽃씨 받듯 살으리라」(시조문학사)도 함께 펴냈다. 그는 '살면서 내가 하고자 하는 일은 꽃씨를 받는 일'이라며 '꽃씨를 세상에 심는다는 것은 세상에 꽃밭을 일구는 성스러운 노동이나 마찬가지'라고 적었다. 자연의 품안에서 암울했던 시절 외길을 걸어왔던 세월의 편린들을 끄집어 내 위로하는 모습이 담겼다.

 

익산 출생인 신씨는 원광대학교 명예교수로 재직 후 퇴임했으며, 국제펜클럽 한국본부 회원, 한국문인협회 회원, 한국시조시인협회 회원 등으로 활동하고 있다. 문예사조문학상 본상, 마한문학상 등을 수상했으며, 「신길수 시조전집」 외 6권을 펴냈다. 사진작가로도 활동해왔던 그는 사진전과 시사전시회도 여러 차례 개최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