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목대] 전주의 지진 - 조상진

지난 11일 일본을 강타한 진도 9의 강진과 쓰나미는 일본 뿐 아니라 전세계를 충격으로 몰아 넣었다. 벌써 2만 명이 넘는 인명을 앗아갔고 천문학적인 재산피해가 발생했다. 더구나 후쿠시마 원전 사고는 국제사회를 불안에 떨게하고 있다.

 

그러면 우리는 안전할까. 나아가 전주지역은 어떨까.

 

학자들은 "일본은 유라시아판과 태평양판·필리핀판 등 3개 지각판이 만나는 경계면에 있어 지진이 잦은 반면 유라시아판에 위치한 한반도는 지각판의 경계면이 없기 때문에 비교적 안전하다"고 말한다.

 

하지만 옛 문헌을 보면 안심할 정도는 아닌듯 하다. 조선왕조실록 현종 9년(1668년) 6월 23일 기록은 다음과 같다.

 

"평안도 철산에서 바닷물이 크게 넘치고 지진이 일어나 지붕의 기와가 모두 기울어졌으며 사람이 더러 놀라 엎어지기도 했다. 평양부와 황해도 해주ㆍ안악ㆍ연악…, 경상도 창원ㆍ웅천, 충청도 홍산, 전라도 김제(金堤)ㆍ강진(康津) 등지에서 같은 날 지진이 있었다. 예조가 중앙에 단(壇)을 설치하고 향과 폐백을 내려보내 해괴제(解怪祭·사악함을 물리치는 의식)를 지내기를 청하니 임금이 따랐다."

 

이 보다 앞서 효종1년(1649년) 11월 6일 기록에는 "전남도의 부안ㆍ함열ㆍ옥구ㆍ무장ㆍ만경ㆍ고부 등지의 여섯 고을에 해일이 일어나고 여산과 함열에서는 지진이 발생했다"고 적혀 있다.

 

뿐만 아니다. 증보문헌비고에는 전주도 언급돼 있다. "顯宗五年夏全州地震·八年四月地震…"등이 그것이다. 현종 5년이면 1664년이다. 또 "肅宗四年平壤 三和 全州 鎭安 谷城 求禮 地震" 기록도 있다. 1678년으로, 이 해엔 전주일원 동남쪽 지리산 고원에 꽤 광범위한 지진이 있었던 모양이다.

 

우리나라 최초의 지진 기록은 삼국사기로, 서기 34년 "경주 지진으로 인해 샘이 솟았다"고 되어 있다. 혜공왕 15년(779년)에는 "지진으로 가옥이 무너지고 사망자가 100여 명이며, 사좌좌와 같은 자리 100자리를 만들어 놓고 높은 스님을 모시고 설법으로 큰 법회를 열었다"는 기록도 보인다. 또 고려사에는 "불국사와 석가탑이 지진으로 무너져 다시 지었다"는 기록도 있다.

 

우리나라 지진은 문헌상 삼국사기에 107건, 고려사및 고려사절요에 194건, 조선왕조실록에 1967건의 기록이 있다. 불가항력이긴 하나 지진 대비도 불여튼튼이 아닐까 싶다.

 

/ 조상진 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