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 명절의 하나인 한식을 며칠 앞두고 수의를 장만하거나 조상의 묘를 이장하면서 주문이 쇄도했던 종전과 달리 껑충 뛰어오른 유가에 업친데 덮친격으로 경기침체마저 지속되면서 경제적 부담을 의식한 나머지 조상묘 돌보기를 외면하고 있기 때문이다.
1일 익산지역 석가공업체들에 따르면 최근 몇년은 한식일을 전후한 3·4월께면 너도 나도 앞다퉈 주문하던 석물 제작으로 하루 하루를 눈코 뜰새없이 지냈지만, 올해들어서는 단 한건의 주문도 없어 공장 가동을 중단한 상태다.
크고 작은 40여개의 석가공 업체들이 겨우 명맥만 유지하고 있는 함열농공단지의 경우, 지난 몇년까지만 해도 하루 평균 40여개 이상의 석물 제작 주문이 쏟아지면서 납품 맞추기에 바쁜 손놀림을 놀렸으나, 한식 특수를 며칠 앞두고도 아예 주문이 끊겨 긴 한숨만 내쉬고 있다.
황등농공단지도 사정은 마찬가지. 40여개 석가공업체들이 영업중에 있으나 잇따르던 석물제작 주문으로 신바람이 났던 종전의 모습은 온데 간데없이 이따금식 들어오는 소량의 경계석 제작만이 이뤄질 뿐이다. 대부분의 업체들은 손을 놓고 있는 상황이다.
익산시 함열읍 D석재 관계자는 "한식을 앞두고 간간이 들어오던 석물 주문마저 아예 사라져 침체의 늪에 빠진 경기를 실감하고 있다"면서 "봄철 특수를 맞아 이뤄지던 석물제작은 물론 경계석 주문마저 사라지면서 더이상 공장을 끌어갈 능력이 없어 폐업을 서두르고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봄철 특수를 맞고도 석물 제작이 사라진 것은 수백만원에 달하는 석물 제작비에 부담을 느끼면서 조상묘 돌보기를 미루고 있거나 장묘문화가 변화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