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연승' 동부, KT 꺾고 챔프전 진출

프로농구 원주 동부가 쾌조의 3연승으로 정규리그 1위에 오른 부산 KT를 물리치고 챔피언 결정전에 올랐다.

 

동부는 10일 원주치악체육관에서 열린 2010-2011 현대모비스 프로농구 4강 플레이오프(PO·5전3선승제) 4차전에서 KT를 81-68로 크게 이겼다.

 

1차전 패배 뒤 3연승을 거둔 동부는 KT를 4강 PO에서 돌려세우며 3년 만에 챔피언결정전(이하 챔프전)에 진출했다.

 

지난해 동부의 사령탑에 오르자마자 팀을 4강 PO로 이끈 강동희 감독은 두 시즌 연속 4강 PO 진출에 더해 감독 데뷔 처음으로 챔프전에 오르는 기쁨을 누렸다.

 

동부는 인천 전자랜드-전주 KCC의 4강 PO 승자와 16일부터 챔피언 자리를 놓고 격돌한다.

 

2007-2008시즌 챔프전에 올라 서울 삼성을 4승1패로 물리치고 우승컵을 들어 올린 동부는 3년 만에 챔피언 정상에 도전하게 됐다.

 

김주성-윤호영-로드 벤슨으로 구성된 막강 삼각편대의 위력은 이날도 빛을 발했다. 따낸 리바운드에선 찰스 로드(15리바운드)가 버틴 KT에 다소 밀렸지만, 이들 3인방은 골밑에서 공격을 조율하며 소나기 득점을 이끌었다.

 

KT가 '트리플 포스트'와의 골밑 싸움에 치중하는 사이 동부는 가드 박지현과 황진원 등을 외곽으로 돌리며 3점포를 7개나 뽑아내 외곽포 대결에서도 압승을 거뒀다.

 

챔프전 티켓의 주인을 가리는 대결답게 이날 경기는 1쿼터 초반부터 뜨겁게 달아올랐다.

 

경기 시작 전 인터뷰에서 "안방에서 4강 PO 싸움을 마무리하겠다"던 강동희 감독의 말대로 동부는 1쿼터 시작과 함께 KT에 맹공을 퍼부었다.

 

경기 시작 20초 만에 기분 좋은 3점슛으로 승리의 신호탄을 쏜 박지현은 연이어 빠른 발을 이용해 레이업슛을 넣어 홈 팬들을 열광시켰다.

 

이어 김주성은 골밑으로 달려드는 윤호영에게 송곳 같은 어시스트를 건네 초반부터 KT의 진땀을 빼게 했다.

 

쉴새 없이 몰아치는 동부의 파상공세에 KT는 박상오의 패스 실수로 첫 득점 기회를 놓쳤고, 동부의 윤호영에게 속공 레이업마저 내줘 스코어는 순식간에 0-9로 벌어졌다.

 

박지현은 1쿼터에만 무려 3점포를 3개나 작렬하며 KT의 초반 기세를 확실히 제압했고, 동부는 1쿼터부터 벌려놓은 두자릿수 격차를 끝까지 지키며 손쉽게 승리를 따냈다.

 

2쿼터 들어서도 흐름은 바뀌지 않았다.

 

오히려 동부는 '트리플 포스트'의 위력이 더욱 불을 뿜었다.

 

동부는 김주성을 축으로 벤슨과 윤호영이 나란히 골밑 득점에 성공한 반면 KT는 2쿼터 중반 윤호영이 잠시 빠진 3분 동안에도 점수 차를 만회하지 못했다.

 

KT 전창진 감독은 윤여권과 양우섭 등 식스맨들을 내보내는 대신 주전 조성민과 박상오을 불러들여 후반 대반전을 노렸다.

 

하지만 KT는 한번 빠진 골 가뭄에서 결국 헤어나오지 못했다.

 

3쿼터까지 무려 13개의 실책을 범하는 등 집중력 싸움에서도 동부의 상대가 되지 않았다.

 

3쿼터 시간이 반이 지날 때까지 KT의 득점은 단 6점.

 

로드를 제외하곤 아무도 두자릿수 득점을 하지 못했다.

 

동부는 3쿼터 중반 기어코 20점차까지 달아나며 완승을 예감했다.

 

'플레이오프 사나이' 진경선과 황진원의 연속 3점포로 60-38로 달아난 동부는 3쿼터 종료 3분여를 남기고 박지현이 또 한 번 3점포로 림을 갈랐다.

 

박지현의 외곽슛으로 동부에게 7개째 3점포를 얻어맞은 전창진 감독은 벤치에 주저 앉아 사실상 패배를 시인했다.

 

김주성은 11득점에 어시스트를 8개 배달하며 맹활약했고 박지현은 3점슛 4개를 포함해 무려 22점을 쓸어 담으며 승리의 일등공신이 됐다.

 

KT의 찰스 로드는 4쿼터 내내 풀타임을 뛰는 막강 체력으로 37점을 넣고 리바운드 15개를 잡아냈지만 '홀로 분전'에 그쳤다.

 

주 득점원인 조성민은 단 3득점에 그쳤고, 박상오(7점)·조동현(9점)도 동부의 질식 수비에 가로막혀 제 몫을 다하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