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청 감사담당관실에서 감사를 앞두고 교사들에게 제보 용지를 배포했다. 원래 감사는 신상과 연관이 있어 그 기법이 중요하다. 학교는 물론 당사자 명예를 존중해 줘야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번 감사는 공개 감사를 통해 비리를 근절시키겠다는 뜻보다는 교장의 권위나 명예를 사전에 흠집내려는 것 밖에 안된다. 한 학교에 근무하는 교장의 비리를 사전에 수집 한답시고 교사들을 상대로 비리 제보용지를 배포한 것은 그 어떤 이유에서도 용납될 수 없다.
감사자와 피감자는 종속 개념으로 봐서는 안된다. 결코 우월적 위치에 있는 것도 아니다. 마치 윤흥길 소설 완장에 나오는 임종술 마냥 날 뛰어서도 안된다. 지금이 어느 세상인가. 아무리 교장의 사전동의와 협조를 얻었다고 해도 이 같은 짓을 할 수는 없다. 설령 잘못 했다고 해도 그 절차와 방법을 이 같은 식으로 꼭 해야만 했던가를 묻지 않을 수 없다. 공모제로 외부인을 감사관으로 뽑은 전북교육청의 감사기법이 이 정도 수준 밖에 안되는가에 아연실색하지 않을 수 없다.
학교장에 대한 감사를 하지 말라는 얘기가 아니다. 비리가 있으면 언제든지 해야 한다. 성역이라는 게 있을 수 없다. 그러나 그 방법이 문제다. 교장의 동의와 협조를 얻었다는 것도 그렇다. 피감자로서 각본대로 움직이고 있는 상황에서 교장인들 따를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그걸 갖고서 사전 협조 운운하며 교사들에게 제보용지를 나눠준 것은 오만방자한 태도다.
앞으로 이 같은 일을 되풀이 해서는 안된다. 마치 인민재판식으로 나무 위에 올려 놓고 흔드는 식이라면 누군들 살아 남을 수 있겠는가. 지금 상당수 도민들은 김교육감의 이같은 업무처리 방식에 곱지 않은 시선과 함께 회의를 갖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