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VP' 강영숙 "다음엔 수비상 받을래요"

여자농구 안산 신한은행의 다섯 시즌 연속 통합우승에 큰 힘을 보탠 주장 겸 센터인 강영숙(30)이 데뷔 12시즌 만에 처음으로 최우수선수(MVP)의 영예를 안았다.

 

강영숙은 11일 용산구 한남동 그랜드하얏트호텔에서 열린 삼성생명 2010-2011 여자프로농구 시상식에서 정규리그 MVP로 뽑혔다.

 

정규리그에서 11.3점, 7.2리바운드를 기록한 강영숙은 기자단 투표에서 34표를 얻어 팀 후배 김단비(13.5점 5.6리바운드)를 다섯 표 차로 제쳤다.

 

2000년 우리은행에 입단한 강영숙이 그동안 받은 상이라고는 시범경기 성격인 퓨처스리그에서의 블록상과 월간 기량발전상(MIP)이 전부였다.

 

시즌 후 시상식에서 동료를 축하하기 위해서가 하니라 자신이 상을 받으러 단상에 오른 것은 이날이 처음이다.

 

강영숙은 "프로 입단 후 처음 받은 상이 이렇게 큰 상이라 너무 기쁘다"면서 코치진과 동료, 가족에게 차례로 감사 인사를 전했다.

 

2000년 2라운드 10순위로 우리은행에 입단한 강영숙은 2004년 말 신한은행으로 트레이드된 뒤에도 벤치를 지키는 시간이 많았다.

 

하지만 2007년 임달식 감독이 부임한 뒤로 새로운 농구 인생을 시작했다.

 

임 감독은 수비력과 근성이 좋은 강영숙을 중용했고, 강영숙도 임 감독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강영숙은 "요즘 '용(龍) 됐다', '꽃피는 봄날이다'라는 이야기를 많이 듣는다"면서 "지난 4년 동안 기회를 주신 감독님께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수비와의 몸싸움 등 궂은 일을 묵묵히 도맡아 하면서 결국 MVP 수상이라는 영예를 안은 강영숙은 후배들에 주는 조언을 잊지 않았다.

 

강영숙은 "꾸준히 노력하다 보면 언젠가 기회는 온다"면서 "기회가 왔을 때 놓치지 않도록 준비를 잘 하고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무엇보다도 선수는 팀이 인정해 줄 때가 가장 행복하다는 말도 덧붙였다.

 

강영숙은 "MVP는 이번이 처음이자 마지막일 것 같다"면서 "다음 시즌에는 출전 시간이 많아질 것 같은데 수비상을 받을 수 있도록 하겠다"고 새로운 도전목표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