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임금체불업체, 건설현장에서 퇴출시켜야

건설현장의 임금체불이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민간기업 보다 관급공사가 더 심해 공공기관 등 발주처의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전국건설노동조합은 12일 전북도청 등에서 '건설현장 유보임금·어음·체불 폭로 전국 동시다발 기자회견'을 갖고 체불임금의 해소를 촉구했다. 이들은 "자체조사 결과 2010년 하반기부터 2011년 상반기까지 전국 건설기계 노동자들의 체불 또는 유보임금이 272억 원에 달한다"고 밝혔다. 일자리를 잃을 것을 우려한 일용직 노동자들의 체불임금까지 합하면 실제는 이 보다 3배가 넘을 것으로 추산했다.

 

전북의 경우 체불액은 15건에 20억2859만 원에 이른다. 주로 원청이나 하청업체의 부도로 짧게는 2개월, 길게는 13개월까지 임금을 받지 못한 것으로 조사됐다. 공무원연금공단이 발주한 남원지역 골프장 공사현장이 2억9500만 원으로 가장 많았고, 한국철도시설공단 전라선 전주공구 2곳에서 각각 2억6980여만 원과 2억5000만 원이 체불됐다. 한국도로공사가 발주한 전주와 남원지역 도로공사 현장 7곳에선 총 8억여 원이 밀렸다.

 

이들 건설현장 노동자들은 신용불량자가 되거나 스스로 목숨을 끊는 경우도 상당수다. 실제로 지난 해 10월 한국도로공사가 발주하고 현대건설이 원청을 받은 88고속도로 확장공사 2공구 터널 구간에서 레미콘 차량을 운전하던 한 노동자가 체불임금으로 생활고를 겪다 분신, 생명을 잃었다. 하지만 현대건설은 "직접적인 계약당사자가 아니기 때문에 책임이 없다"고 발뺌했다.

 

이처럼 체불임금이 심각한 사회문제로 대두된지 오래이나 뚜렷한 개선책은 나오지 않고 있다. 공공공사를 관리·감독해야 할 정부가 공사 진도에만 신경쓸 뿐 정작 건설노동자의 임금이 제때 지급되는지는 관심이 없기 때문이다.

 

관급공사의 경우 발주처에서 하도급 심사를 의무화하여 일정한 비율 이상의 공사대금을 지급토록 하고 있다. 그러나 다단계 하도급 구조와 이중계약서의 성행으로 이것이 무력화되는 게 현실이다.

 

이를 근절하기 위해 체불업체에 대해서는 관급공사에 참여할 수 없도록 제한하고, 임금에 대해서는 발주자와 원청업체가 연대책임을 지도록 하는 방안을 검토해야 할 것이다. 경기침체로 어려움에 처한 노동자들의 고통을 덜어주는 차원에서 정부가 관심을 갖고 적극 대처해 주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