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줍움이 많은 탓일까. 올해는 봄꽃이 유난히 모습을 쉽게 드러내지 않았다. 예년이면 3월말이나 4월 초순이면 전해지던 봄꽃 개화시기가 1주일 가량 늦어지고 있다. 올봄 최저기온이 예년에 비해2-3도 정도 낮은 이상저온 현상 때문이다. 이로인해 예년 개화시기에 맞춰 개최했던 꽃 축제가 연기되거나,꽃 없는 축제가 되면서 관계자들이 울상을 짓는 등 봄꽃 소식을 기다리던 많은 사람들이 애를 태웠다. 그러나 자연의섭리는 거스를 수 없는 법. 이번주들어 곳곳에서 꽃 소식이 본격적으로 전해지고 있다. 전주기상대 "올봄 저온현상으로개화시기가 다소 늦춰졌지만, 이번주들어 날씨가 평년기온을 되찾으면서 본격적으로 피기 시작한다"면서 "이번주말부터 다음주까지가 절정을 이룰 것"이라고 내다봤다.
올 봄꽃 개화시기올 봄꽃 개화에는 몇가지 특징이 있다. 평년 보다1주일 정도 늦게 피는 지각 개화로 인해 시차를 두고꽃을 피웠던 봄꽃들이 한꺼번에 꽃망울을 터트리고있다.
이로인해 산과 들에는 매화와 개나리, 진달래, 벚꽃이 혼재해있다.
지난해 같으면 3월말께 절정을 맞은 후 4월 초순께면 꽃을 떨궜던 매화가 뒤늦게 만개했다. 이달 13일 완주군 비봉면 내월리에서는 예년보다 10여일 늦게 핀 매화꽃이 2만여평 규모의 매화단지 전체를 뒤덮어 장관을 이루기도 했다.
더불어 섬진강가에서 시작해 북상하던 봄꽃 개화일정도 바뀌어 남원과 순창 등 남쪽 지역에서 보다전주 등 도심에서 봄꽃 소식이 먼저 전해졌다. 도심열섬영향 때문이다.
전주가 지난달 26일 도내에서 가장 먼저 산수유꽃을 피운 남원 주천면 용궁마을에서의 봄꽃 개화바통을 곧바로 이어받은 이유다. 전주지역에서는지난주부터 활짝 핀 봄꽃을 구경할 수 있었고, 특히 한국도로공사 수목원에서는 만개한 진달래와 벚꽃등이 화려한 자태를 뽐내는 꽃 잔치가 벌어지고 있다. 이 처럼 지각 개화한 봄꽃들이 한꺼번에 피면서 도내 지역은 이번 주말부터 절정을 이룰 것으로 보여 가족들과 함께 나들이에 나서는 것도 좋을 듯하다. 봄꽃의 대명사랄 수 있는 유명 벚꽃길은 많다. 그중에서도 진안 마이산과 순창 강천사 입구, 김제 금산사등이손꼽힌다.
마이산 남부주차장의 이산묘와 탑사를 잇는1.5km의 벚꽃길과 순창 강천산 입구 주변의 자연생산벚꽃나무길에서는 주말부터 화려한 꽃사태가 펼치게된다.
지난주 벚꽃 축제기간중 꽃이 피지 않아 관계자들의 애를 태우게 했던 김제 금산사 주변과 완주 종남산 아래의 송광사 들머리 2㎞의 벚꽃길거리도 벚꽃터널을 이룰것으로 예상된다.
전북과 이웃한 전남 구례에서 하동 쌍계사로 이지는 섬진강변 백리 벚꽃길도 빼놓을 수 없는 벚꽃 명소다. 벚꽃의 뒤를 이어 진달래와 철쭉이 순서를 기다리고있다.
진달래와 철쭉은 이달초 내장산 유군치∼신선삼거리에서부터 시작됐다. 그리고 이달말께는 지리산뱀사골과 바래봉으로 자리를 옮겨 능선을 붉게 물들일것으로전망된다.
산철쭉은 이달 말이면 지리산 뱀사골과 달궁계곡에서 피기 시작하고, 국내 최고의 산철쭉 군락지인바래봉(팔랑치, 부운치)에서는 다음달 중순께 절정을 이룰 예정이다. 이에 맞춰 이달 28일부터 5월 22일까지 바래봉 철쭉제가 열린다.
덕유산에서는 정상인 향적봉에서 중봉으로 이어지는 탐방로에서 다음달 중순께 진달래와 철쭉꽃이 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