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독립·소통이란 슬로건을 내건 전주국제영화제가 오는 28일부터 다음달 6일까지 열린다. 이 기간 동안 한국을 대표하는 '10대 으뜸 명소'이자 '세계 슬로시티'(Slow City)로 지정된 전주 한옥마을엔 수많은 관광객이 몰릴 것이다. 해방 이후 외식화에 가장 성공한 도시라는 전주를 방문한 이들에게 맛집 몇 군데쯤은 귀띔해 줘야 체면이 설 듯하다. 문을 연 지 반년도 안 됐지만, 저렴하고 실속 있는 전주 한옥마을 내 '새내기 맛집'들을 소개한다.
◆ 집에서 요리하는 방식 - 찹 39-5
"낮에는 밥을 팔고 저녁에는 부담 없이 술 한잔 기울일 수 있는 곳을 만들어 보자"고 문을 연 '찹 39-5'는 한옥마을 토박이인 부부가 운영하는 홈메이드(homemade) 음식점이다. 집에서 아이들에게 요리해 주던 방식을 고스란히 옮겨 온 이곳의 대표 메뉴는 해물볶음우동. 피망·브로콜리·줄기콩·당근·양배추 등이 듬뿍 들어가 웰빙(well-being) 콘셉트라 부를 만하다. 주인장이 직접 엄선한 참치회는 무조림·샐러드·계란말이 등 간단한 곁 음식과 함께 제공되며, 예약을 통해서만 판매된다. 오픈형 주방에 설치된 바(bar)에서 막걸리(천둥소리)를 병 단위로 마시는 색다른 체험도 할 수 있다.
▲ 메뉴: 아스파라거스 베이컨 덮밥·돼지고기 간장구이 덮밥·해물볶음우동 각 6000원, 우동 5000원, 참치회 2만5000원(1인 기준), 육전 1만5000원, 닭가슴살 샐러드 1만2000원, 야끼우동 1만 원
▲ 영업 시간: 오전 11시 30분~자정(일요일 포함)
▲ 위치: 전주시 완산구 풍남동 2가 39-5
▲ 전화: 063-287-5866
◆ 주문 받고 면발 뽑는 - 백년국수
'백년국수'는 출출하지만 무거운(?) 메뉴는 부담스러울 때 딱 어울리는 곳이다. 수제 냉면과 국수, 그리고 만둣국이 메뉴의 전부. 주문이 들어오면 그때그때 면발을 냉면기로 뽑는다. 겉모양은 함흥냉면과 비슷하지만, 간장이 들어간 '다진 양념'(다대기)을 사용한다. 쫀득한 면발이 특징인 국수는 멸치·북어·새우·다시마·무·양파 등을 우려낸 육수를 쓴다. 일행이 없어도 혼자 먹기 부담스럽지 않은 오픈형 바와 LP음반에서 흐르는 감미로운 음악이 이곳의 도드라진 스펙(spec). 가게 인테리어부터 음식 조리까지 주인장 강창구 씨(43)가 도맡는다.
▲ 메뉴: 물냉면·비빔냉면 각 5000원, 냉국수·비빔국수·우동·국수 각 4000원
▲ 영업 시간: 동절기 오전 11시 30분~오후 8시, 하절기 오전 11시 30분~오후 9시(수요일은 오후 6시까지/일요일 쉼)
▲ 위치: 전주시 풍남동 1가 42-1
▲ 전화: 010-3332-5681
◆ 중저가 - 한옥마을 전통주막
'한옥마을 전통주막'은 한마디로 '상표전개형(商標展開型) 중저가 주막'이다. 전북에서 내로라하는 다양한 막걸리를 주전자 단위로 판다. 한 주전자당 기본 구성은 막걸리 세 병에 홍어회·편육·두부·김치·배추절임이 한 접시에 담겨 나온다. 난로에서 굽는 라면과 가래떡이 무료로 제공되며, 신세대도 좋아할 만한 아기자기한 분위기가 장점이다. 최근 생긴 남천교 부근, 운치 있고 반듯한 한옥이 '한옥마을 전통주막'이다.
▲ 메뉴: 사선대·장수번암·진안성수·전주·전주쌀막걸리 각 1만 원, 남원인월막걸리·장수번암호천명주 각 1만5000원
▲ 영업 시간: 오후 4시~오후 11시
▲ 위치: 전주시 완산구 교동 121번지(교동반점 앞)
▲ 전화: 063-232-3657
김병대(블로그 '쉐비체어'(blog.naver.com/4kf) 운영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