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의 향기] 역사를 바꾸는 '사회적 기술' 의 힘

강철규 우석대 총장 '소셜 테크노믹스'

강철규 우석대 총장(66)은 「소셜 테크노믹스」(엘도라도)를 통해 '사회적 기술'의 중요성을 역설한다. 그가 말하는 '사회적 기술'은 제도와 조직, 정책, 법률, 운영능력 등을 망라한 개념. 전 공정거래위원장이자 서울시립대 경제학부 교수였던 그는 이 책을 통해 10여 년에 걸쳐 150여 개국을 대상으로 한 연구 결과를 집대성했다.

 

"'사회적 기술' 중에서 가장 오래된 것이 교역제도입니다. 개방과 교역은 인류가 고안한 최초의 '사회적 기술'이죠. 오늘날에도 해외 무역은 생산성을 향상시키는 기술 중 하나입니다. 국내에서 생산이 불가능하거나 가능하더라도 비효율적인 생산물을 교역을 통해 얻게 되면 기술 개발과 같은 효과를 얻을 수 있으니까요."

 

강 총장은 "소득 수준이 높을수록, 선진국으로 진행할수록 '사회적 기술'은 더 중요해지고 성장에 더 탄력적"이라며 "이는 후진국의 성장 속도가 빨라져 선진국을 따라잡는다는 수렴가설이 더이상 타당하지 않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했다. 반부패·법치·투명성 같은 '사회적 기술'이 일정 수준 이상으로 올라설 때만 후진국이 선진국을 따라잡을 수 있다는 결론. 이어 미래의 바람직한 기업상으로 '감동을 주는 신기업'을 제시했다.

 

"하지만 경제 성장은 필요충분조건이 아닙니다. 스리랑카나 인도 사람들은 자신들보다 소득수준이 높은 가봉이나 브라질 사람들보다 더 많은 행복감과 만족을 느끼고 산다는 점만 봐도 알 수 있어요."

 

즉 경제 성장이나 개인의 자유가 곧 발전이라고 보는 좁은 시각에서 벗어나 생명 존중이나 신뢰 사회 구축, 재산권 보호 등을 발전으로 봐야 한다고 역설한 것이다. 이는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 창립 발기인, 공정거래위원장으로 뛰었던 현장 경험에 바탕을 둔 시각이기도 하다.

 

강 총장은 현재 우리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남북 긴장 완화와 평화 정착 기술을 꼽았다. EU(유럽연합) 통합의 기술을 거울 삼아 비무장 지대와 서해 5도 NLL 지역을 평화 지역으로 공동관리할 수 있는 평화협정 체결, 남·북한과 동북아 평화 정착을 위한 통합기술 개발에 더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