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의 향기] 시각장애 딛고 사막 250km를 달리다

송경태씨 '신의 숨결 사하라' 출간…"자연 앞에 고개 숙일 줄 아는 겸손 배워"

"내가 안전한 길만 걷고 있다면 세상은 재미없지 않겠습니까. 사막은 시련이 있어 인생은 살만하다고 나에게 일깨워주죠. 자연의 힘 앞에 고개를 숙일 줄 아는 겸손을 배운게 가장 큰 수확입니다."

 

시각장애인이자 사막 마라토너인 송경태(50)씨가 최근 장애를 딛고 사막에 도전한 이야기를 담은 「신의 숨결 사하라」를 출간했다.

 

약간의 빛조차 지각할 수 없는 '1급 시각장애인'인 저자는 이 책에서 지난 2005년 사하라 사막 마라톤 250Km를 6박 7일 동안 완주하는 동안 느낀 성찰의 감동을 군더더기 없는 유려한 문장으로 표현했다. 특히, 눈으로 볼 수 없었던 사막에 대한 묘사는 놀라울 정도로 사실적이면서도 독자들에게 긴 감동을 남긴다.

 

저자는 "사하라사막은 그에게 가혹하다 못해 잔인함의 극치를 주는 땅이었다. 이글거리는 태양, 섭씨 50도가 넘는 지표 온도, 가공할 모래폭풍, 체력을 빨아들이는 모래구릉, 돌투성이 황무지, 40도에 이르는 낮과 밤의 일교차, 사하라는 인간의 발길을 거부하는, 신이 버린 대지였다."고 말했다.

 

사하라 사막마라톤 횡단에는 무엇보다 아들 도움이 컸다.

 

"큰아들이 따라와 자원봉사를 했어요. 아들이 없었으면 포기했을지 몰라요. 내가 포기하면 아들의 사기가 떨어질 것 같았어요. 힘이 부치고 어려움이 닥쳤을때 아들과 이야기하며 많은 힘을 얻었습니다. 아들이 없었으면 아마 끝까지 가기 어려웠을 겁니다."고 말했다.

 

이번 대회 준비를 위해 강릉 경포대와 남해 송정리에서 모래주머니를 정강이에 차고, 배낭에는 벽돌 6개를 넣고 뛰었어요. 한여름철 쨍쨍한 대낮에 전주 천변(川邊)을 서너 시간씩 달렸어요. 건식사우나에 들어가서도 뛰었었단다.

 

학창시절부터의 사막에 대한 동경이 오늘날 나를 만들었다는 저자의 이 책에는 매 구절마다 극한을 이겨낸 감동이 살아 숨 쉬고 있다. 마라토너이자 희망전도사를 자청하는 그의 글 속에서는 강한 긍정의 메시지가 들어 있어 삶의 희망을 불러일으킨다.

 

그의 저서로는 「나는 희망을 꿈꾸지 않는다」, 「희망은 빛보다 눈부시다」, 「삼 일만 눈을 뜰 수 있다면」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