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잠실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챔피언결정 6차전 원주 동부와의 경기에서 79-77로 이긴 KCC는 지금까지도 프로농구 최다 우승팀이었다.
KCC를 제외하면 동부와 모비스가 세 번씩 우승한 것이 그다음일 만큼 KCC는 프로농구에서 독보적인 최강팀이었다.
전신 현대 시절인 1997-1998, 1998-1999시즌에 2년 연속 우승을 차지한 KCC는 2003-2004시즌과 2008-2009시즌에 이어 올해 정상에 다시 올라 다섯 번째 우승의 기쁨을 맛봤다.
KCC가 농구 팬들에게 강렬한 이미지를 심어준 것은 역시 우승할 때마다 스타 선수들의 활약이 빼어났기 때문이다.
프로농구 초창기에는 '이-조-추 트리오'로 불린 이상민, 조성원, 추승균에 '최고의 용병'으로 꼽힌 조니 맥도웰이 힘을 합쳐 '현대 시대'를 열었고 KCC로 이름이 바뀐 뒤 첫 우승을 차지한 2003-2004시즌에도 이-조-추 트리오에 찰스 민렌드라는 똘똘한 외국인 선수를 앞세워 정상에 깃발을 꽂았다.
최근 세 시즌 사이에 두 번 우승한 것은 역시 하승진과 전태풍의 가세가 컸다.
3년 전 신인 드래프트에서 하승진을 뽑아 만세를 불렀던 허재 감독은 2년 전 귀화 혼혈 선수 드래프트에서는 역시 전체 1순위로 전태풍을 지명하며 화룡점정을 이뤘다.
하승진을 영입한 뒤 그 전년도에 자유계약선수(FA)로 데려온 서장훈을 전자랜드로 보내며 강병현을 받아 전력을 보강한 KCC는 이후 해마다 우승 후보로 꼽히며 최근 3년간 우승-준우승-우승의 성과를 올렸다.
전태풍이 공격을 조율하고 하승진이 골밑에 버틴 KCC는 그 자체로만 해도 다른 팀이 맞서기 어려운 존재였고 여기에 외국인 선수와 다른 국내 선수들의 활약이 더해지며 다른 팀들에게는 '난공불락'으로 여겨졌다.
특히 올해도 시즌 초반에는 하승진이 국가대표에 차출됐고 전태풍은 부상에 시달린 탓에 6승12패, 하위권으로 밀리기도 했으나 이들이 가세한 뒤로 거침없이 승수 쌓기에 나서 정규리그를 3위로 마쳤고 끝내 챔피언결정전까지 제패했다.
'소리 없이 강한 남자' 추승균의 존재도 빼놓을 수 없다.
현대 시절부터 팀을 지켜온 추승균은 전자랜드와의 4강 플레이오프에서 오른쪽 허벅지 근육을 다쳐 챔피언결정 4차전부터 벤치만 지켰으나 팀의 정신적인 지주로서 후배들을 독려하며 KCC 우승에 디딤돌을 놨다.
특히 개인적으로도 다섯 번째 우승 반지를 끼게 됐다. 선수로서 5번이나 우승한 것 역시 추승균이 처음이고 네 차례 우승한 다른 선수도 없다.
이밖에 고참으로서 고비마다 득점과 궂은 일을 열심히 했던 임재현과 강은식, 신명호, 유병재 등의 활약도 KCC 우승의 밑거름이 됐다.
허재 감독 역시 '스타 선수 출신은 좋은 지도자가 될 수 없다'는 속설을 깨고 이번 시즌을 통해 KBL을 대표하는 명장으로 자리를 잡았다는 평이다.
선수들이 농구에만 전념할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은 경기인 출신 최형길 단장을 비롯한 프런트 직원들의 노고 또한 빼놓을 수 없는 KCC의 우승 원동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