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의 생각과 사상은 그들의 자연환경으로부터 많은 영향을 받는다. 농경민족은 자연의 기후와 계절의 변화에 민감하다. 그러나 자연이 주는 혜택속에 살다보니 성격 자체가 투쟁적이기 보다 순응적이다.
옛날에, 아프가니스탄의 오지(奧地) 사람들은 외지로부터 온 사람을 만나면 그들이 무사의 아들인가 농민의 아들인가를 먼저 묻는다고 한다. 농민의 아들이라고 하면 별로 관심을 주지 않았다고 한다. 유목민은 어떠한 불행이 닥쳐도 절망하지 않는다.
농경민족인 한국 민족은 실제 상황보다 악화시켜 보고 먼저 절망부터 한다. 세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가입국 중에서 자살률이 제일 높은 나라가 바로 대한민국이다. 통계에 따르면 지난 2007년도에 스스로 목숨을 끊은 자살자가 무려 1만 2174명이었다고 한다. 한해 교통사고로 죽는 숫자보다 더 많은 것이다. 그것도 20대 남자와 10대·20대 여자의 사망률이 훨씬 높다. 이중에 학업성적을 비관해 죽는 청소년도 많다.
이런 현상을 유목민족은 잘 이해를 못한다고 한다. 농경민족에 있어서 논밭을 빼앗긴다는 것은 그 모든 것을 박탈당하는 것이 되지만, 유목민족에 있어서는 목초지를 빼앗긴다는 것은 비록 그로인해 가축을 잃기도 하지만 그보다 못한 장소로 이동해서 복수의 날을 기다릴 수가 있다. 그러기에 유목민족인 아프카니스탄, 이란 사람들이나 터키 사람들은 어떤 학교나 회사 입사에 실패하더라도 자신을 인생의 낙오자요, 실패자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한다.
또 남녀간 사랑에 있어서도 한 쪽이 실연을 당할 경우 복수를 할 수 있다고 생각하거나 또 다른 이성을 찾아가면 된다는 식으로 받아들여 깨끗이 잊어버린다고 한다. 또 직장을 잃는 일을 한끼 굶는 정도로 생각해 버린다는 것이다. 낮에는 덥고 밤에는 추운 극심한 일교차를 극복하면서 사는 유목민들은 어려운 난관이나 장애물을 인생의 당연지사로 받아들이는 것이다.
요즈음 젊은층들의 높은 자살률은 어려움에 대한 극복의지나 도전의식이 결여되었기 때문이기도 하다. 자살자들 대부분이 우울증과 연관되었다고 하는데 우울증 역시도 인생을 바라보는 잘못된 관점에서도 생길 수 있다고 본다. 유목민족 사고가 필요하다.
/ 장세균 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