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클 샌델은 하버드 대학의 철학 교수다. 그는 하버드 대학의 수많은 교수 중 한 사람이지만 한국에 많이 알려져 있는 유명 교수다. 그가 근간에 낸 '정의란 무엇인가' 그리고 '왜 도덕인가?'라는 저서는 어렵다는 철학의 한 분야인 도덕철학을 알기 쉽게 쓴 명저(名著)이다.
한국 EBS 방송에서도 그가 하버드 학생들을 대강당에 모아놓고 도덕 철학을 가르치는 모습을 방송해주고 있다. 철학을 전공하지 않는 일반 학생들을 위한 교양 강좌이지만 내용면에서도 전문성을 벗어나지 않고 일반 학생들이 쉽게 이해하도록 명료한 강의를 하고 있다.
그가 얼마나 명석한 두뇌의 소유자였으면 불과 27세에 하버드 대학의 교수가 되었겠는가. 학창시절, 뜬 구름 잡는 식의 애매모호한 강의를 많이 접했던 필자로서는 현실적인 예를 들어가면서 풀어가는 그의 강의에 매료당할 수밖에 없었다. 그의 도덕 철학 강의를 들었던 학생수가 무려 5만명을 넘어섰다는 기록은 강의의 인기도를 말해준다.
인기 강의가 결코 바람직한 강의가 아닐 수도 있다는 반대 논리도 있다. 그러나 한국의 인문대학 강단에서 인기 강의가 전체 강의의 몇 %나 될 지 긍금하다. 한국 대학에서의 인문학은 인문학자들의 위기일 뿐, 인문학 그 자체의 위기는 아니다. 한국의 인문학자들은 대부분 현실에 대한 깊은 고뇌가 없기에 살아있는 강의를 하기가 어렵다.
마이클 샌델이 쓴 '왜 도덕인가?'라는 저서에 나타난 그의 예를 들어보자. 그는 경제적 도덕문제에 있어서 복권에 대해서 질문을 다음과 같이 던진다. 복권은 미국에서도 국가에서 관장하고 있는데 이것이 도덕에 합당한 것이라면 왜 민간인이 복권을 관장해서는 안되는가이다. 그는 교육현장의 상업주의에 대해서도 메스를 가한다.
미국의 기업들이 한창 자라나는 학생들을 예비 소비자로 간주하고 기업 브랜드를 좋아하도록 하기 위해 학생들에게 무료로, 비디오 또는 포스터나 학습자료들을 제공하는데 학교를 상대로 한 상업주의는 학생들에게 잘못된 선입견과 왜곡된 시각을 갖도록 만든다는 것이다. 이렇듯 도덕 철학을 고원한 이론의 선반위에서 거리의 문제로 끌고 온사람이 마이클 샌델이기도 하다.
/ 장세균 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