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에 다니는 두 자녀를 두고 있는 학부모 김모 씨(45)는 3일 아침 책상에 놓인 달력을 무심결에 쳐다보다가 본인도 모르게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5일 어린이 날을 시작으로 8일 일요일(어버이날), 10일 석가탄신일 등 공휴일과 휴일이 징검다리로 이어지자 학교에서 아이들에게 효도방학을 실시할 예정이기 때문이다.
공휴일은 직장이 쉬기 때문에 그나마 괜찮지만 최소한 2일은 회사에 나가야 돼 당장 아이의 식사 등 돌봄을 어떻게 해야 할지 벌써부터 큰 고민거리로 다가오고 있는 것.
김씨의 이같은 한숨이 유독 그만의 걱정은 아니다.
맞벌이 부부 대부분이 5월을 맞아 걱정의 한숨을 여기저기서 쏟아내고 있다.
3일 익산교육지원청에 따르면 어린이 날 등 5일에서 10일 석가탄신일까지 공식적인 휴일 3일을 제외하고 나머지 6일과 7일, 9일에 대해서는 학교장의 재량에 따른 효도 체험행사 등 휴업을 실시할 계획이다.
관내 전체 초등학교 60개교 가운데 7일과 9일 등 이틀에 걸쳐 단 하루만 휴업을 하는 학교는 44개교 이고, 6일과 7일 이틀간의 휴업을 계획하고 있는 학교는 5개교에 이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불과 11개교만이 휴업 없는 정상 수업한다.
샌드위치 휴일로 대부분의 학교에서 이 같이 재량휴업 방침을 결정하다 보니, 이들 학교들의 상당수 학부모들은 여의치 않은 자녀 돌봄이 때문에 때아닌 고민에 빠졌다.
맞벌이 부부 이 모씨(43·회사원)는 "집에 혼자 있을 아이들을 생각해 애들을 맡길 보호자를 진작부터 찾아왔으나 현재까지 찾지못해 애들을 누구에게 맡겨야 할지 걱정이다"면서 "아이들과 놀아줄 수 있는 부모에겐 기쁜 일이겠지만 그렇지 못한 부모로선 큰 부담으로 '효도방학'이 아니라 '불효방학'이다"며 씁쓸해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