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대·파출소 여경 '태부족'

여성범죄 증가 추세…업무처리때 인권문제 우려

'파출소나 지구대에 여성 경찰관 좀 늘려 주세요.'

 

지역 현장의 민생을 책임지는 지구대와 파출소에 여경이 절대적으로 부족해 업무에 차질을 빚고 있다.

 

9일 전북지방경찰청에 따르면 도내 경찰관 수는 4400여명에 이르고 있지만 이 가운데 여경은 230여명에 불과하다.

 

더욱이 도내 지구대 21개소와 파출소 140개소 중 여경이 배치된 곳은 지구대 15곳을 포함해 모두 46곳으로 근무인원은 63명에 그치고 있다.

 

특히 부안과 임실, 진안, 장수 등의 인구수가 적은 지역의 지구대와 파출소에는 단 한명의 여경도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구대나 파출소에 여경이 드문 이유는 대부분이 현장 출동이 이뤄지는 업무 특성 때문에 여경들이 전출입을 부담스러워 한다는 게 경찰의 설명이다.

 

한 경찰은 "순찰차량의 경우 2인 1조로 업무를 보는 관계로 솔직히 여성보다는 남성끼리 한 조가 되어야 편하다"고 말했다.

 

이 경찰은 또 "지구대와 파출소에서 음주로 인한 고성방가와 폭력 등의 신고가 많이 접수되는만큼 여경이 업무를 처리하기에는 애로점이 많다"고 말했다.

 

그러나 최근들어 여성 주취자나 폭력 사건 등 여성 범죄가 증가하고 있고 성 폭력 피해자가 발생했을 때 인권문제 등을 감안, 각 지구대와 파출소에 여경 인력을 반드시 배치하고 근무인원도 늘려야 할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 때문에 1년에 두 차례 있는 경찰공무원(순경) 채용시험에서도 여성경찰 채용 비중을 높여야 한다는 여론도 설득력을 얻고 있다.

 

지난해 도내 경찰 공무원 채용시험에서는 모두 28명이 채용됐지만 여경의 경우 전체의 20%에도 못미치는 4명만 선발됐다.

 

이에 대해 전북경찰청 관계자는"경찰청에서 일괄적으로 채용인원을 배정해 각 시도별로 내려주고 있다"면서 "여경이 필요하다고 해서 자체적으로 뽑을 수는 없는 상황이다"고 고충을 토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