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영어전담교사 활용대책 내놓아라

'영어교사 심화연수' 제도가 제구실을 하지 못하고 있다. 영어 심화연수는 제7차 교육과정 도입 이후 영어교과가 의사소통 위주로 개편되고 영어로 진행하는 영어수업이 시급한 과제로 대두됨에 따라 교과부가 지시해 시행된 제도다.

 

초등학교 영어교사 심화연수는 선발된 교사들이 한국교원대(5개월)와 외국 연수(1개월) 등 6개월간 교육을 통해 영어구사법· 영어수업방법 등을 집중적으로 배우는 프로그램이다. 교사 1인당 1200만 원 가량 들어가고 연수기간의 공백을 메울 기간제 교사 인건비까지 합하면 2500만원 정도가 소요된다.

 

그런데 초등학교 영어 교육을 위해 이처럼 막대한 예산을 들여 영어 심화연수 교사를 양성하고 있지만 정작 교육현장에서는 이들을 활용하지 않고 있다는 것이 감사원 감사 결과 드러났다.

 

2005년부터 2010년까지 영어 심화연수를 받은 도내 초등학교 교사중 영어전담교사를 맡고 있는 비율은 28%에 불과했다. 전국 16개 시·도 중 제주도(7%)에 이어 두 번째로 낮고 전국 평균 41.8%에도 못미치는 비율이다. 예산과 전문인력 낭비이자 수준 높은 영어 교육을 받을 수 있는 초등학생들의 권리도 빼앗고 있다는 얘기다.

 

영어 전담교사 활용률이 낮은 건 인력풀 관리가 제대로 안되기 때문이다. 한 학교에 영어 심화연수 이수자가 여럿 있거나, 영어회화 전문강사가 있는 학교에 근무할 경우에는 전담을 맡지 못할 수도 있다. 또 영어 심화연수 이수자가 학급 담임을 맡고 있어 영어교과를 전담하지 못할 수도 있다.

 

따라서 가장 중요한 건 학교장의 의지다. 교육과정 편성권이 학교에 있기 때문에 학교장이 의지가 있다면 영어전담 교사들을 활용률을 높일 수 있다. 또 교육당국의 책임도 있다. 많은 예산을 들여 교사들을 교육시켜 놓고도 정작 활용 문제에 대해 나몰라한다면 직무를 방기하는 것이나 마찬가지 아닌가.

 

각 학교의 영어 전담교사 수요를 파악해 우선 배치하거나, 영어교사 심화연수를 이수한 교사가 한 학교에 복수로 배치되지 않도록 기술적으로 조정할 수도 있다. 일부 교육청이 영어심화연수 이수자에 대한 영어전담교사 복무를 의무화하는 복무지침을 마련하고 이들을 별도의 인력풀로 관리하고 있는 사례도 벤치마킹할 필요가 있다.

 

갈수록 영어 전담교사 수요가 늘고 있는 만큼 전북도교육청은 뒷짐만 지고 있을 게 아니라 보다 적극적으로 대응해야 옳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