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만에 대통령과 국회의원 선거가 내년 동시 치러진다. 집권당인 한나라당은 4.27 재 보선에서 민심이반이 드러나 완패했지만 또 지지층을 결집해 정권 잡으려고 절치부심한다. 민주당 등 야권은 정권교체를 위해 절호의 기회라고 여기고 집권당의 실정을 최대로 부각시켜 중도와 진보층을 결집해 나갈 것이다. 이미 여야의 선거운동은 시작됐다. 대통령 임기중 실시되는 선거에서 야권이 승리한 것은 국정운영의 실패와 집권세력의 오만과 독주의 반사이득을 톡톡히 봐 왔기 때문이다. 자신들의 정책이 좋고 옳아서 지지를 받은 것이 아니다. 상대의 실수 탓이다.
여태껏 대통령과 국회의원 선거는 지역주의를 바탕으로 치러졌다. 정치인들 만큼 지역주의를 표 모으는데 교묘하게 이용하는 사람도 없다. 앞에서는 지역주의를 철폐해 나가겠다는 사람이 막상 후보가 되면 생각을 확 바꾼다. 지역감정을 자극하면 훨씬 표 모으기가 쉽기 때문이다. 특별한 전술과 전략도 필요 없다. 지역감정만 적절하게 이용하면 돈 많이 안들이고 당선될 수 있기 때문이다.
LH문제로 지역감정만 또다시 깊어졌다. LH가 경남 진주로 일괄 이전해 갔기 때문이다. 지금 정부가 어떻게 설득해도 도민들은 수긍하지 않는다. 반발만 살 뿐이다.철썩같이 믿었던 분산배치안이 수포로 돌아 갔기 때문이다. 정부의 결정은 고도의 정치적 발상에 의해서 결말 났다. 동남권 신공항 백지화로 영남권이 들썩이는 판에 이를 달래기 위해 진주혁신도시에다 통째로 당근을 안겨준 것이다.
전북은 결국 닭 쫓던 개 지붕쳐다 보는 꼴이 됐다. 또다시 정치적 고도(孤島)로 전락했다.처음부터 전북으로 줄 의사가 없었다는 정황이 속속 드러났다. 들자니 무겁고 놓자니 깨질 것 같은 LH문제를 어떤 방식으로 끝매듭지어야 할지 고민스럽다. 지역주의만 더 고착화 시킨 결과를 낳았기 때문이다. 설령 석패율이 도입되어도 지금 같아서는 한나라당 후보는 어림 없다. 민주당은 오히려 전북에서 더 결집되는 계기를 만들었다.
전국 정당화를 표방한 민주당이 LH문제를 당론으로까지 채택한 터라 자칫 지역당 이미지가 덧칠해질 가능성이 높다. 내년 선거까지는 넘어야 할 산이 많다. 그러나 이번 일로 내년 선거가 더 지역감정을 받는 선거로 끝날 수 있다. 그래서 호남에서 민주당 물갈이 공천은 필요하다.
/ 백성일 주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