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銀, 광주은행 인수 무산

정부 "우리금융지주 일괄매각"…자금도 부족

전북은행이 그동안 외형 확대 등 규모화사업을 위해 추진해왔던 광주은행 인수가 사실상 물 건너갔다.

 

정부가 광주은행과 우리은행 등 10개 자회사를 두고 있는 우리금융지주를 일괄 매각하기로 방침을 정함에 따라 광주은행 분리매각시 인수경쟁에 참여하려던 계획에 차질이 생겼기 때문이다.

 

정부는 분리매각을 하지 않고 일괄매각으로 가닥을 잡은 이유에 대해 절차가 복잡하고 시간이 오래 걸리기 때문이란 입장을 밝혔다.

 

또한 광주은행이나 경남은행의 경우 분리매각을 추진하면 각 지방자치단체 등이 얽히면서 금유지주 매각까지 난항을 겪을 가능성이 커 일괄매각으로 방침을 정했다는 것.

 

금융위원회 산하 공적자금관리위원회는 17일 예금보험공사가 보유하고 있는 우리금융지주 지분(56.97%) 매각을 위한 재추진 방안을 발표했다.

 

이날 발표한 내용을 살펴보면 지난해 4%였던 최소 입찰규모를 30%로 높여 자금력이 딸리는 전북은행으로서는 입찰조차 꿈 꿀 수 없는 상황이다.

 

이처럼 최소 입찰규모를 크게 올린 것에 대해 일각에서는 정부가 특정 후보를 염두에 둔 처사라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지난해 11월 참여의 폭을 넓히겠다는 취지로 최소 입찰규모를 4%로 했던 입장을 바꿔 거대 자본을 보유한 특정 금융지주사에게 인수 시키기 위해 30%로 올렸다는 것이다.

 

전북은행 관계자는 "우리금융지주 분리매각시 재추진할 계획이었던 광주은행 인수가 일괄매각으로 결정됨에 따라 광주은행 인수가 무산돼 아쉬움이 남는다"며 "대신 수도권에 영업기반을 둔 저축은행 인수에 보다 적극적인 검토를 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한편 공자위는 18일 매각공고를 실시하고 다음달 29일까지 입찰참가 의향서를 접수한 뒤 한 달 정도 예비심사를 거쳐 9월 중 최종 입찰을 실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