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7년이 돼서야 5월 18일을 '5.18 민주화운동기념일'로 제정했으며, 현재 국가 기념일이다.
지난 수요일(18일)이 바로 민주화운동 기념일 이었다.
하지만 따로 공부하지 않고, 따로 빨간 날로 제정해 챙기지 않으면 알 수 없는 젊은 세대는 그 의미나 역사적인 사실도 모르고 넘어가기 일쑤다.
이과 출신에 국사와 역사를 제대로 배우지 않은 남동생은 '5.18'은 고사하고 민주화나 민주주의에 대한 개념도 제대로 서 있지 않아 충격을 받았다.
그래서 동생에게 권하는 누나의 마음으로 민주주의에 대한 책을 골라봤다.
쉬우면서도 유익하다는게 특징이다.
▲ 지금 한국사회는 민주화 되었는가 - 민주화 이후의 민주주의
최장집 저/ 후마니타스/ 1만 5,000원
과연 지금의 한국사회는 민주화가 된 것일까?
저자는 민주화 이후의 민주주의를 제대로 실천하기는커녕 이해하기도 어렵다는 점을 강조하며 민주주의에 대한 이해 방법을 새롭게 제시한다.
동시에 정치학 이론과 개념을 폭넓게 사용해 깊이 있는 분석을 함으로써 보다 가깝고 쉽게 우리나라의 민주화를 이해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한국 민주주의가 가진 보수적 기원과 위기를 짚고 50여 년의 현대 한국 정치를 기점으로 민주주의의 구조, 변화를 살필 수도 있다.
현상적인 해석의 차원을 넘어 좀 더 구조적이고 역사적인 차원에서 한국 민주주의를 이해할 수 있는 책이다.
익숙하지 않는 용어 때문에 첫 부분은 어렵게 느껴지지만 후반에는 재미있게 읽을 수 있으며 우리나라 민주주의에 대한 이해를 넘어 정치사를 알 수 있다는 것 만으로도 가치가 있다.
▲ 서구 현대사상가들 '민주'를 논하다' - 민주주의는 죽었는가
조르조 아감벤 저/ 난장/ 1만 1,800원
검은 바탕에 죽은 사람의 시체가 표지를 장식한 이 책은 그 죽은 시체가 바로 '민주주의'라고 말한다. 서구의 대표적인 현대사상가 8명이 민주주의의 의미를 논하는 글을 묶어 놓은 것. 민주주의라는 단어 단체의 개념이 너무나 모호해 졌다는 것에 8인 모두 동의하며 각자의 관점에서 민주주의를 말한다. '오늘날 죽었다고 선언된 민주주의는 과연 어떤 민주주의인가?', '민주주의란 무엇이인가?', '민주주의는 어떤 주체를 만들고 있으며 어떤 주체를 기다리고 있는가?' 등 각양각색의 생각을 펼쳐 보이고 있다.
저자들이 저마다 내 놓은 독특한 방식의 민주주의를 통해 새로운 정의를 찾을 수 있을 것이다.
각자의 생각이 모두 다를 뿐 아니라 모순되는 부분이 있어 다소 헷갈리는 부분이 있지만 생각의 다양성을 준다는데 의미가 있으며 단편처럼 끊어 읽을 수 있어 좋다.
▲ 지성인 12명이 본 '대한민국 현주소' - 다시 민주주의를 말한다
도정일 외 11인 저/ 휴머니스트/ 1만 7,000원
우석훈, 정희진, 진중권 등 우리 시대를 대표하는 12명의 지성인들이 민주주의를 '다시' 말한다. 특히 정치, 경제, 사회, 문화, 교육 등 우리 사회의 각 분야를 넘나들어 더 광범위하고 친근하게 느낄 수 있을 것. 한국 민주주의 100년 역사를 돌아본 한홍구, 민주공화국에서 국가를 다시 생각할 기회를 제공하는 박명림, 미디어 패러다임에 서서 민주주의를 기획하는 진중권 등을 만날 수 있다.
현 정부를 비판하는 느낌을 받게 되지만 실제로는 대한민국 민주주의의 현주소를 걱정하고 앞으로 나아갈 방향을 이야기하는 경향이 더욱 강하다. 역사적인 배경 지식 없이도 읽기 좋으며 현 시대를 사는 젊은 세대에게 잘 어울리는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