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지적공사 전북본부에 따르면 우리나라 지적공부상 토지는 3733만2457필지(998억2778만㎡)인데 이 가운데 14.8%가 현실경계와 지적 도면상의 경계가 불일치한다는 것이다. 전북지역의 지적 불일치 비율도 전체 371만7825필지(80억6141만㎡)의 15%에 이르고 있다.
지적정보가 정확치 않기 때문에 건설공사와 지도제작이 부실하기 짝이 없다. 국민들은 재산권 행사에 제한을 받게 되고 소유권 분쟁도 끊이지 않는다. 공공사업이 지연되는가 하면 각종 인·허가 등이 제한 받는 등 그 피해가 실로 엄청나다. 이런 비용이 해마다 770억 원에 이른다.
KDI가 지난해 국민의식을 조사한 결과, 지적 불부합지 개선과 지적 재조사사업의 필요성을 느낀 국민이 조사대상의 94%에 이른 사실만 봐도 지적 선진화 사업은 이제 더 이상 늦출 수 없는 현안이 돼 있다.
지적 불부합 비율이 높은 것은 지적도가 낙후된 장비와 기술로 작성돼 있기 때문이다. 100년 전 당시 일제가 만든 지적도를 현재 우리가 사용하고 있는 것이다. 사회 문화적으로 모든 장비와 정보가 디지털화돼 있는 이 시점에서도 유독 지적제도만이 아날로그 상태에 머물고 있으니 한심한 노릇이다.
전 국토를 디지털화하는 이른바 지적 재조사사업이 10여 년 전 검토되긴 했다. 하지만 대형 국책사업에 밀리고 예산 때문에 번번이 수포로 돌아갔다. 공간정보 인프라를 확충해야 할 시기에 그렇게 하지 못한 것이다.
공간정보산업은 이제 토지의 지상· 지하는 물론 통신· 정보· GIS· 스마트 워크 등 미래를 이끌어나갈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부상하고 있다. 이 부문 세계 시장은 약 27조 원 규모에 이른다. 우수한 정보와 IT 기술 인프라를 구축한 우리나라가 선진화된 지적시스템을 갖춘다면 해외 수출효과도 클 것이다.
여야 의원들이 지난달 국회에서 '지적재조사 특별법 제정을 위한 정책토론회'를 갖고 특별법을 발의한 건 시의적절하다. 문제는 국회 통과다. 발의만 해 놓고 낮잠 자는 법안들이 수두룩하다. 분쟁 및 민원, 막대한 비용 낭비, 국가의 품격과 성장가능성 등을 고려하면 지적선진화 사업은 더 이상 늦춰서는 안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