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은행은 IMF경제환란에서 촉발된 금융구조조정의 소용돌이속에서도 공적자금을 한푼도 수혈받지 않고 생존하는 뚝심을 발휘했다. 특히 전북은행은 2000년 이후 발군의 경영성과를 앞세워 '작지만 강한 은행'의 모범을 보여주고 있다는 게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전북은행은 2000년 9월 정부의 제2차 은행구조조정 대상에서 제외되면서 대내외적으로 확고한 독자생존능력을 재확인시켰다. 또 같은 해 전북도금고를 유치하면서 자타공인의 향토은행으로 발돋움했다.
2001년 3월에는 제9대 홍성주 은행장이 취임했다. 취임직후부터 내실있는 정도경영을 표방했던 홍 은행장은 대형은행과의 무분별한 경쟁을 지양하는 대신 안정적인 경영기반을 구축하는 등 외환위기 후유증을 조기에 극복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전임 박찬문 행장이 특유의 내실경영으로 금융구조조정을 돌파하는 기반을 다졌다면, 홍 행장은 달리는 전북은행에 날개를 달아줬다는 것.
홍 행장은 특히 2008년 미국의 서브프라임모기지 부실에서 비롯된 글로벌 금융위기에 앞서 신탁업무 및 키코상품 배제, 예대비율 준수, 노사평화선언을 통한 임금동결 등 과감한 선제적 대응으로 창립이래 최대의 경영실적으로 거뒀다.
2001년 9월에는 전북은행의 총수신이 3조원을 돌파했다. 1995년 10월 총수신 2조원을 달성한 이후 6년만의 일이다. 홍 은행장의 취임이후 요구불성 예금의 획기적인 증대, 자동화 거래 및 전자금융 활성화 등 수신구조를 획기적으로 개선한 결과라는 게 은행측의 설명이다.
2002년에는 IMF경제위기로 인해 누적됐던 부실채권을 완전히 청산했다. 또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서울지역 여신을 대폭 감축해 내실과 건전선 제고에 박차를 가하는 한편 고정이하여신비율을 국내 은행 가운데 최저수준인 1%대로 낮추기도 했다. 같은 해 4월에는 1999년 8월이후 줄곧 액면가 이하로 밑돌았던 전북은행의 주가가 액면가를 회복하며 대외적인 이미지를 끌어올렸다.
2003년 4월에는 계약직(비정규직) 직원들의 근무의욕을 높이기 위해 국내 은행 최초로 창구담당직원제도를 시행했다. 같은 해 5월에는 금융환경변화와 시장여건변화에 적극 대응하기 위해 국내은행 최초로 본부영업조직을 은행전통업무를 담당하는 영업본부와 비전통사업부분을 전담하는 전략사업본부로 이원화하는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11월에는 우량기업 육성 차원에서 전북은행 주요고객을 회원으로 하는 전북은행 비즈니스클럽을 창립하기도 했다. 12월에는 세계적인 신용평가기관이 무디스사로부터 투자적격등급(장기신용등급 Baa3·단기신용등급 Prime-3·재무등급 D-·신용변동가능성 Stable)을 받아 대외적으로 시장신뢰도와 공신력을 인정받았다.
2004년 9월에는 깨끗한 금융인상 정립을 위해 전은 윤리강령 실천 다짐대회를 개최하기도 했다. 같은해 11월에는 외환업무를 전영업점으로 확대, 사상최초로 연간 환전 및 송금실적이 1억달러를 달성했다.
2005년 3월에는 타은행과의 차별화 및 이미지뱅킹을 강화하기 위해 꿀벌을 의인화한 메인캐릭터인 '이루미'와 서브캐릭터 '다정이'를 선정했고, 2005년 6월과 2009년 6월에는 한국기업지배구조개선지원센터로부터 지배구조 최우수기업으로 선정됐다. 2005년 8월에는 총대출금이 3조원을 달성했다. 2003년 4월 총대출금 2조원을 돌파한 이래 2년4개월만이었다.
11월에는 전북은행의 주가가 1999년 4월이후 6년7개월만에 1만원을 넘어서는 저력을 발휘했다. 업계에서는 전북은행이 2000년이후 우량한 경영실적을 바탕으로 지방은행이라는 저평가를 극복한 사례로 평가했다. 한달뒤에는 한국경영인협회로부터 가장 신뢰받는 기업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2006년 3월 무디스사는 '전북은행이 도내지역에서 시중은행과의 치열한 경쟁속에서도 높은 시장점유율을 유지하고 있고, 향후에도 지속적으로 높은 수준의 이익기반을 유지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을 앞세워 전북은행의 장/단기 예금등급을 기존의 Baa3/P-3에서 Baa2/P-2로 상향조정했고, 재무건전성 등급에 대한 전망을 '안정적'에서 '긍정적'으로 높였다. 무디스사는 여기서 그치지 않고 2007년 5월에는 장기신용등급을 신용상태 양호등급인 A3로 두단계 상향조정했고, 단기조정등급도 최고등급인 P-1으로, 재무건전성등급의 경우 D-에서 D+로 두단계 높였다.
2008년 8월에는 기업지배구조개선지원센터가 국내 상장사를 대상으로 지배구조 현황을 평가한 결과 전북은행의 경우 기업지배구조가 가장 우수한 우량등급을 받는 영예를 안았다.
이같은 실적을 등에 업고 전북은행은 벌써 몇년째 사상최대 이익규모를 잇따라 경신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 3월 김한 은행장이 취임하면서 공격경영의 기세가 더욱 두드러지고 있다는 게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전북은행은 지난해 5370억원의 영업수익과 613억원의 당기순익을 기록하는 등 6개 지방은행 가운데 가장 활발하게 영업활동을 펼친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가 전북은행에 대해 '위기에서 도약의 발판을 마련한 성공적인 은행'이라는 후한 점수를 던지는 것도 더이상 낯설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