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문 열고 보자" 했지만…전통문화연수원 활용 부진

전주시 4월 개원 뒤 연수 단 1건…내부공사·화단 정비 등도 진행중

전주시가 시설 정비를 끝내거나 운영조례도 만들지 않은 상태에서 성급하게 전주전통문화연수원을 개원해 연수원 활용이 부진하게 됐다는 지적이다.

 

시는 48억원을 들여 전주 한옥마을에 옛 전주 동헌과 독립운동가 고택을 복원한 전통 한옥형 컨벤션인 전통문화연수원을 설립, 지난달 초 시범운영을 거쳐 4월 14일 정식으로 개원했다. 시는 이 곳에 국제회의와 연수, 숙박이 가능한 컨벤션 시설을 갖춰 전통문화연수원 및 영빈관으로 사용한다고 밝혔었다.

 

개원 후 첫 연수생으로 전주시와 교육 협약을 체결한 곽노현 서울시 교육감을 비롯한 서울시 교육장들이 지난달 29일부터 1박2일 일정으로 연수를 했다.

 

하지만 개원 40여일이 지난 현재 전통문화연수원은 서울시 교육감 일행이 왔을 때 말고는 단 한차례도 활용 실적이 없다.

 

향후 계획된 연수도 5월중 전주시 간부급공무원 연수와 7월 전국 CEO대표자 모임 등 두 차례에 불과하다.

 

이 같은 연수원의 이용 실적 부진은 전주시의 사전 준비 부족 때문이라는 풀이다.

 

실제 가장 먼저 제정됐어야 할 전통문화연수원의 요금과 이용 시간 등을 정하는 운영조례가 개원한지 한 달이 넘은 지난 20일에서야 제정된 것. 게다가 아직까지 고전을 가르치는 강사들의 강사비 지급 규정도 마련되지 않고 있다.

 

특히 개원 이후에도 내부 실내 디자인 구축 및 화단 정비, 화장실 공사 등 지속적인 시설정비가 이뤄지고 있어 활용도가 떨어진다는 평가다.

 

한마디로 전통문화연수원이 '일단 개원하고 보자'식으로 진행되면서 취지를 살리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시는 당초 전통문화연수원에서 다산 정약용 리더십이나 간재 전우의 사상, 명심보감 등의 특강과 함께 전통예절과 판소리, 향음주례 등을 배우는 프로그램을 진행한다는 계획이었다.

 

하지만 예상과 달리 이곳을 찾는 이들이 극소수여서 전통문화연수원의 활용도를 높이는 방안이 요구되고 있다.

 

전주시 관계자는 "동헌이라는 브랜드의 가치가 너무 높아 개원을 서두르다 보니 문제점이 발생한 것 같다"며 "하지만 광주 등 타시도와 국내 굴지 기업의 CEO들이 전통문화연수원에 대해 큰 관심을 보이는 등 조만간 당초 취지를 살린 연수원으로 거듭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