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금토일] 이븐파에 도달하지 못하는 이유

곽유현(베어리버골프 아카데미 원장·국가대표 골프감독)

이븐파에 도달하지 못하는 이유는 목표가 '피상적'이라는 데 있다. 아마도 많은 골퍼가 티 샷을 멀리 보내고, 어프로치마다 홀컵 근처에 붙이며, 퍼팅을 잘 하면 이븐파를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할 것이다. 부분적으로 맞다. 그러나 톱 프로라도 모든 티 샷을 똑바로, 멀리 보내지 못하고 어프로치가 빗나가기도 하며 아주 가까운 거리의 퍼팅도 놓치고 주말 골퍼처럼 3퍼팅을 한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그들은 이븐파, 또는 언더파를 만든다.

 

어떻게 된 것일까?

 

18홀 과정을 보면 답이 나온다. 프로 골퍼는 대부분 다음과 같은 조건에 부합하는 플레이를 한다. 파3 홀 4개를 제외한 14개의 티 샷 중 9번 이상 페어웨이를 지키고, 18개의 샷 중 10번 이상 레귤러 온 하며, 라운드 당 벌타는 1타, 그린을 놓친 상황이나 벙커에 빠졌을 때 2번 중 한 번은 파를 잡고 30개 미만의 퍼팅과 이 중 1개에 못 미치는 3퍼팅을 한다. 이것을 골프 관련 용어를 대입해 정리하면, 드라이빙 정확도 64%, 그린 적중률 60%, 벌타 0.9타, 업&다운(Up & Down) 비율 55%, 샌드 세이브 50%, 라운드 당 퍼팅 수 29.5개, 3퍼팅 수 0.65개다. 이 기준을 능가한다면 언더파를 치고, 미달한다면 프로라도 오버파를 치게 된다.

 

'보기 플레이어'의 스코어, 90타대는 어떻게 나올까? 드라이빙 정확도 34%, 그린 적중률 19%, 업&다운 비율 12%, 샌드 세이브 비율 8%라고 할 수 있다. 보기 플레이어에게 중요한 것은 벌타다. 보통 90타대 초반을 기록하는 골퍼는 약 4.4타의 벌타를 받는다. 18홀 라운드 중 OB를 2번 정도 내고 워터해저드에도 2번 정도 빠진다는 얘기다. 여기서 희망적인 것은 벌타를 줄인다면 80타대 진입도 가능하다는 점이다. 보기 플레이어가 벌타 대신 볼을 모두 인플레이 상태로 만들면 4타가 줄어 88타를 기록하게 된다. 그렇기 때문에 거리에 상관없이 티잉 그라운드에서 무조건 드라이버를 잡지 않은 것도 필요하다.

 

앞에서 목표가 '피상적'이라고 했는데 많은 주말 골퍼가 그렇고, 연습에서도 그렇다. 연습장에서 온종일 드라이버만 치는 골퍼가 있다. 프로 골퍼의 연습은 다르다. '목적' 있는 연습을 한다. 90분 연습이라면 워밍업과 짧은 클럽 5분, 스윙 연습 25분, 타깃과 루틴 10분, 거리 컨트롤 10분, 샷 메이킹 10분, 치핑 10분, 퍼팅 20분으로 구성한다. 볼을 직접 치는 것은 90분 중 3분의 1정도다.

 

그리고 프로 골퍼는 같은 샷을 두 번 연습하지 않는다. 드라이버 연습을 하더라도 한번은 오른쪽 철탑 끝, 왼쪽 철탑 두 번째 마디 등 방향과 거리가 다른 목표를 정해놓고 그것을 수행하는 것에 초점을 맞춘다.

 

단순히 멀리 치고 홀컵에 가깝게 붙이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어느 쪽이 부족한지 확인하는 것이 먼저다. 확인 후에 부족한 부분을 채우는 연습 계획을 세워야한다. 그런 과정을 거쳤을 때 주말 골퍼의 꿈인 '이븐파'에 가깝게 다가갈 수 있다.

 

/ 곽유현(베어리버골프 아카데미 원장·국가대표 골프감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