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특집] 부안 주산면 에너지 자립마을 체험기

태양광·지열 등 이용, 에너지 자급자족…친환경 농업·자연순환형 마을의 모델

주민 전체가 녹색에너지를 활용하고 있는 부안군 주산면 갈촌리 화정마을. 한 주민이 태양광 전지판 옆에서 환한 웃음을 짓고있다. 추성수(chss78@jjan.kr)

화석과 원자력 에너지는 더 이상 미래의 대안 에너지가 될 수 없으며 자연을 이용한 신재생에너지의 보급을 확산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다. 에너지를 공동체별 신재생 에너지로 자립하는 시대로 가야 한다는 것. 주민 전체가 태양을 이용한 신재생 에너지를 사용하는 도내의 한 시골마을을 찾아봤다.

 

친환경 에너지 자립을 실행에 옮기고 있는 부안군 주산면 갈촌리 화정마을.

 

마을 입구에 들어서자 들판 사이로 집집마다 설치된 태양광 전지판이 한 눈에 들어온다.

 

화정마을은 32가구와 마을회관, 경로당, 자율방범대 사무실 등 35곳에 태양광 발전기 30대(3kWh)와 태양열 난방기 9대(30㎡), 지열 냉·난방기 3대(17.5kW) 등 42대의 신재생 에너지 시설을 갖추고 녹색 에너지를 활용하고 있었다. 이 마을은 지난해 7월 '그린빌리지'로 선정돼 신재생 에너지용 발전시설을 설치, 전국에서 첫 '탈 탄소 자립마을'이 됐다.

 

이 마을은 가구당 최대 400kWh의 전기를 생산해 내고 있다. 주민들은 태양광 전지판으로 태양에서 전기를 얻어 전등을 켜고 TV와 냉장고, 세탁기 등을 가동한다. 한 달에 수만원대의 전기료가 1/10 정도로 줄어들었다고 한다.

 

태양열과 함께 지하 130m 땅 속에서 모은 지열을 육상에 설치한 축열 탱크에 저장, 히트 펌프로 온도를 높여 물을 데워서 난방을 해 한 해에 가구당 6드럼 정도 사용했던 석유를 전혀 사용하지 않는다.

 

또 마을회관에는 풍력발전기와 태양광 발전기가 설치돼 있었다. 지름 2.4m의 블레이드(추진기 등의 날개)가 설치된 풍력발전기는 초속 7m에 1kWh의 전력을 생산해 낸다고 한다. 바람이 불면 마을회관 텔레비전 시청용 전력으로 사용한다. 200W와 40W의 이동식 태양광 전지판은 예초기 등의 배터리 충전에 이용하는 등 전기를 자급자족하고 있었다.

 

이와 함께 이 마을은 이모작용으로 유채를 재배한다. 유채의 씨를 짜서 식용유 기름을 만들고 유채박(기름을 짜고 남은 찌꺼기)을 거름으로 사용하는 등 '화학비료 안 쓰기'를 생활화하고 있다. 또 집집마다 쓰고 남은 폐식용유를 모아 바이오디젤 연료도 만든다. 현재 실험용으로 경유 대신 경운기와 콤바인, 트랙터 연료로 사용하고 있지만 농기계들이 아무런 고장 없이 잘 굴러간다는 것. 바이오디젤 연료는 마을회관 보일러에도 사용이 가능하다고 한다.

 

이 마을은 석유를 사용하지 않고 생산한 유기농 쌀로 주산초등학교에 유채식용유 무료급식을 2009~2010년까지 지원했으며, 부안군 전 지역의 초·중·고(유치원 포함)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주산을 사랑하는 모임' 김인택 사무국장은 "우리 마을이 '그린빌리지'가 되기까지 많은 어려움이 있었지만 지금은 에너지를 직접 생산해 내 마을 전체에 큰 도움이 되고 있다"면서 "우리 마을이 자원순환형 사회로 가는 모델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어린이들이 안심하고 먹을 수 있게 유기농으로 농사를 짓고 있다는 김 사무국장은 "정부에서 화학 비료를 사용하지 않고 쌀과 유채, 쌀과 들깨 등 이모작을 권장하며 유기농 농가들을 지원해야 한다"고 밝혔다. 또 "현재 경유에는 2.5%의 바이오디젤이 포함돼 있는데 내년에는 3%가 포함된다"면서 "이산화탄소 저감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바이오디젤이 100%가 포함돼야 하며 그렇게 될 경우 80%의 이산화탄소 저감 효과가 나타난다"고 덧붙였다.

 

한편 화정마을은 지난 2000년부터 태양열과 지열을 이용해 왕우렁이를 기르는 등 친환경농업의 기반을 다져왔으며 자원생산과 에너지 절약에 높은 의욕을 보이는 등 저탄소 녹색마을로 주목받아 왔다. 이 마을은 지난해 '그린빌리지'로 선정돼 신재생 에너지용 발전시설을 설치한 뒤 연간 68톤의 이산화탄소 절감 효과를 보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