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소년체전 1차 예선에서 탈락했던 익산 남성중(교장 정대권)이 올해 대회에선 정상에 섰다. 앞서 5월 초 종별선수권에서 3위에 그친 뒤 선수들이 자발적으로 삭발하며 정신을 재무장한 게 주효했다. 올 3월 춘계연맹전서 우승한 뒤여서 자칫 자만에 빠질 수도 있었던 시기였다.
익산 남성중(감독 강수영)은 지난달 31일 경남 진주선명여고 체육관에서 벌어진 홈팀 진주동명중과의 '제40회 소년체전' 남중부 배구 결승에서 세트 스코어 2-0으로 이기고 우승했다. 진주동명중도 전국 상위권의 강팀이지만, 최대 난적은 전날 준결승에서 맞붙은 대구 경북사대부중이었다. 경북사대부중은 이번 대회 바로 앞에 열린 종별선수권 우승 팀. 그러나 남성중은 탄탄한 조직력을 앞세워 제일 까다로웠던 적을 2-1로 따돌렸다.
강수영 감독(41)은 "차라리 지난해 멤버가 좋았다"고 말했다. 그런데도 올해 우승할 수 있었던 것은 "기본기에 충실하고, 저마다 제 몫을 다해 준 선수들의 단합 덕분"이라고 했다.
"왼쪽 공격수 성영창(3학년)은 공만 제대로 올려주면 공격 포인트를 따내요. 삼성화재 가빈 같죠. (역시) 왼쪽 공격수 박승준(3학년)은 리시브를 거의 전담하다시피하고, 센터 양찬영과 이창준(이상 3학년)은 속공 플레이를 잘해요. 발목이 돌아가서 올 춘계(연맹전)와 종별(선수권)에서 못 뛰었던 오른쪽 공격수 이진용(3학년)이 (이번 대회에선) 제 역할을 해줬고, 세터 오창훈(3학년)이 공 배급을 잘해 줬어요."
남성중에서 배구를 시작, 남성고와 명지대에서 선수 생활을 한 강 감독은 지난 1995년 모교인 남성중 배구부 코치로 부임해 2000년 체육교사로 정식 발령받은 뒤 감독으로서 햇수로 17년간 팀을 이끌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