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 일이 태산같은 단체장이 수요일마다 서울에 올라가 이런 집회를 여는 걸 보는 심정은 착잡하다. 감정으로야 누구 목을 따와도 시원찮을 것이라는 분위기는 다 안다. 그런데 메아리라도 있으면 좋으련만 대꾸도, 반응도 없다. 게중에는 유치과정 땐 팔장끼고 있던 사람들이 버스 떠나니까 손들고 왜장치는 사람도 있다.
정치인들은 이미 결정된 일괄배치를 분산배치로 되돌릴 수 있다고 믿고 있을까? 청와대 앞에서 규탄하면 대통령이 들어줄 것으로 믿고 있을까? 아닐 것이다. 진정성이 전혀 없다고는 할 수 없지만, 분산배치를 관철하지 못한 책임에서 벗어나려는 이른바 면피용일 수 있다. 그렇다면 도민 기만이다.
앞으로 9월까지는 정부 각 부처별 내년도 예산 편성작업이 한창 진행된다. 이 시기에 자치단체와 정부간 대립을 극대화시키는 건 실익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어린 아이가 아닌 이상 방향도 제대로 잡지못하고 갈팡질팡해선 안된다.
지금은 이성의 눈으로 바라볼 때다. LH이전 무효화 투쟁은 법적으로 하되 항의집회는 정치인들이, 행정은 실익을 챙기는 방향으로 물꼬는 잡아야할 때다. 아울러 참여자치전북시민연대 지적처럼 LH 유치과정에서 보인 지역사회의 총체적 역량 부실을 따지고 대책을 마련하는 것도 과제다. 그래야 LH치욕의 전철을 밟지 않는다. 김 지사는 "지금은 책임론을 얘기할 때가 아니다."고 했지만 책임 질 사람은 책임을 지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어정쩡한 태도로는 안된다.
그런 점에서 참여자치시민연대는 몇가지 중요한 지적을 했다. 민주당 지도부의 영남정권 눈치보기와 형식적인 대응, 낡은 리더십의 김완주 도정과 인적 쇄신, 일부 언론의 도정 나팔수 행태, 도정에 빌붙은 관변단체와 관변인사 퇴진 등이 그것이다.
정곡을 찌른 지적이다. 정치권 재편과 관료주의 리더십 청산, 지역사회의 고루한 인사들이 물갈이되지 않고는 전북발전은 요원하다 할 것이다.
LH문제는 전술과 전략에서 부실했고 정치권의 응집력 역시 허술함을 드러냈지만, 전북이 발전하기 위해선 낡은 패러다임을 바꾸고 인적 물갈이를 해야 한다는 교훈을 던져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