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덧 2011년 1학기가 훌쩍 지났다. 이제 기말고사만 치르면 방학이다. 아직도 스무 살 대학 새내기고 싶지만 시간은 야속하게 흘러 졸업을 앞두고 있다. 대학의 마지막 학기만을 남겨둔 필자에게 가장 큰 고민거리는 바로 '휴학'이다. 친구들과의 대화에도 절대 빠지지 않는 주제다. 요즘 대학생은 4학년 1학기를 마치고 휴학하는 경우가 많다. '휴학의 정석'인 셈이다.
대학생 휴학률은 최근 5년 연속 증가했다. 몇몇 대학의 휴학가능 기간도 최대 6년으로 전보다 길어졌다. 11학번 신입생보다 나이가 10살 정도 많은 01, 02학번 선배가 재학 중인 경우도 있다. 사실 1학년 때만 하더라도 휴학하는 선배들을 이해할 수 없었다. 그러나 2학년, 3학년, 학년이 올라갈수록 점차 휴학의 필요성을 느끼게 된다.
대학생들은 왜 휴학하는 것일까. 각자 여러 사정은 있겠지만 남학생들의 군입대 휴학을 제외하면, 가장 큰 이유는 등록금과 취업 부담이다. 알다시피 우리나라 대학 등록금은 너무 비싸다. 2010년 OECD 교육지표에 따르면 우리나라 사립대 등록금은 8,519달러(구매력 평가기준)로 미국에 이어 두 번째로 높았다. 국립대 등록금도 4,717달러로 두 번째로 비쌌다.
특히 우리나라 대학들은 다른 나라에 비해 재정의 등록금 의존도가 높고, 재단 적립금을 과도하게 쌓는다. 이러한 부담은 고스란히 학생들의 몫이다. 등록금과 생활비를 마련하기 위해 휴학하고 아르바이트를 하는 학생들이 많다. 더 이상 부모님께 손 벌리기 죄송하고 학자금 대출도 부담스럽다. 휴학하고 싶지 않아도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야속하다. 그렇기에 반값 등록금 실현을 위한 대학생들의 시위는 절실하다.
또 다른 이유는 취업에 대한 부담 때문이다. 청년 취업난이 지속되고 있는 상황에서 취직하지 않고 졸업하면 바로 백수가 된다. 이런 불안감 때문에 휴학을 선택한다. 이 기간에 취직을 위한 어학공부나 자격증 취득, 해외 어학연수, 인턴십 등 소위 스펙을 쌓는다. 취직할 때까지 복학을 무기한 연기하기도 한다.
학교를 그만둔다는 인식 때문에 휴학을 무조건적으로 반대하거나 부정적으로 생각하는 부모님도 있다. 그러나 대학생들에게 휴학은 가혹한 현실을 극복하기 위한 어쩔 수 없는 선택이다. 더 높이 뛰기 위한 발판이기도 하다. 물론 모든 휴학이 바람직하진 않다. 섣부르게 휴학해 아무것도 이룬 것 없이 복학하는 경우도 적지않다.
어떤 이유에서든 앞으로도 휴학을 선택하는 대학생들이 많아질 것이다. 누군가는 휴학을 통해 학비를 마련하거나 취업에 성공하겠지만 어떤 이는 다시는 돌아오지 않을 청춘을 버리게 될 지 모른다. 철저한 준비만이 후회없는 휴학을 만든다.
그러나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대학생들이 휴학의 필요성을 느끼지 않을 만큼 사회적 여건이 마련되는 것이다. 우리가 바라는 것은 등록금, 취업 걱정 없는 사회다. 우리는 현실에 순응하기 보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한 목소리를 낼 때다. 사회적 관심 또한 필요하다.
/ 김달아 (원광대 정치행정언론학부 4학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