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현 발목 잡는 라쿠텐 '물방망이'

일본프로야구 라쿠텐 골든 이글스의 사이드암 투수 김병현(32)이 빈약한 타선 탓에 좀처럼 1군 데뷔 기회를 잡지 못하고 있다.

 

정규 시즌 개막 직전인 지난 4월 초에 왼쪽 발목을 다쳐 2군에 내려갔던 김병현은 지난달부터 2군 무대에 본격적으로 출전, 컨디션을 끌어올리고 있다.

 

6일까지 중간계투로 7경기에 등판해 8⅔이닝을 던졌고 삼진 6개를 잡아내는 등 1패, 평균자책점 2.08을 기록 중이다.

 

지난 5일 야쿠르트 2군과의 경기에서는 2이닝 동안 36개를 던져 삼진 2개를 솎아냈고 무실점으로 역투했다.

 

김병현의 에이전트인 이동훈 씨는 7일 "병현이가 발목 통증을 말끔히 씻었다. 정상적으로 던지는 데 아무 문제가 없다"고 전했다.

 

그러나 "조만간 1군의 부름을 받을 것으로 예상했으나 아직 구단으로부터 특별한 지시를 받지는 못했다"고 덧붙였다.

 

김병현도 "구단에서 알아서 1군행을 결정할 것"이라며 훈련에만 매진하겠다는 자세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병현이 출격 준비를 사실상 마쳤음에도 1군에 오르지 못하는 이유는 라쿠텐의 공격력이 워낙 부진해 호시노 센이치 감독이 김병현을 1군 무대에 불러 테스트할 여유가 없기 때문이라는 지적이 많다.

 

17승2무24패로 퍼시픽리그 최하위인 라쿠텐은 시즌 43경기 만에 팀 득점 100점(102점)을 넘겼을 정도로 득점력이 심각하다.

 

리그 선두 소프트뱅크의 팀 득점(194점)의 절반 수준이다.

 

팀 평균자책점은 3.17로 나쁘지 않지만 공격력이 바닥이어서 '창'을 날카롭게 가다듬는 데 집중할 수밖에 없는 처지다.

 

라쿠텐은 이날 멕시칸리그에서 뛴 내야수 루이스 알폰소 가르시아를 영입, 타선을 강화했다.

 

김병현이 선발이 아닌 구원투수라는 점도 1군 진입을 어렵게 한다.

 

라쿠텐은 불펜 투수보다는 긴 이닝을 던져줄 4~5 선발 투수가 절실한 형편이다.

 

김병현보다는 프로야구 두산 출신으로 2군에서 적응력을 높인 켈빈 히메네스가 1군에 일찍 올라갈 가능성이 크다.

 

히메네스는 지난 1일 니혼햄 2군과의 경기에서 7이닝을 1점으로 막는 등 5경기에서 3승 무패, 평균자책점 3.91을 기록 중이다.

 

이동훈 씨는 "충분히 페이스를 끌어올리도록 구단에서 배려하는 만큼 김병현이 1군에 올라갈 때까지 완벽한 구위를 되찾도록 전력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