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년간 조선·해운 분야에서 눈부신 성장을 이뤄온 STX그룹이 출범 10주년을 맞아 향후 10년의 성장동력을 플랜트·건설, 에너지 분야에서 찾고 있다. 기존 주력사업인 조선·해운 분야에서 글로벌 TOP 기업으로 입지를 굳히는 것은 물론 해외건설, 각종 플랜트, 자원개발 등 사업을 통해 새로운 미래 에너지원을 확보하겠다는 취지다.
이를 반영하듯 STX그룹은 지난 4월말 중국 다롄에서 개최한 '출범 10주년 기념 및 비전 선포식'에서 새로운 10년을 위한 목표로 2020년 그룹 매출 120조원을 달성하겠다는 내용의 '비전 2020'을 선포했다.
STX그룹은 비전 2020 달성을 위해 그룹 밸류체인의 중심에 있는 STX조선해양 등 핵심 계열사를 ▲글로벌 톱 기업으로 성장시키고 ▲그룹의 경영효율성을 극대화하며 ▲시스템 경영 체제를 확립하는 한편 ▲신성장 모멘텀을 확보하는 내용의 액션플랜을 수립했다.
비전 2020 중 눈에 띄는 것이 바로 플랜트·건설과 에너지 부문이다. STX그룹은 이 두 가지 사업부문을 미래 신성장동력의 중심 축으로 집중 육성할 계획이다. STX그룹은 플랜트·건설 부문에서 매출 10조원, 에너지 부문에서 매출 30조원을 각각 달성하겠다는 장기 목표를 세웠다.
◆아프리카·중동지역에서 잇따른 플랜트 및 건설사업 착수
STX는 초대형 가나 주택사업을 시작으로 아프리카 시장을 공략하는 한편 중동지역 등 글로벌 신시장에 진출해 플랜트 및 건설 분야의 사업역량을 키워나가고 있다.
STX는 지난 1월 가나 수도 아크라에 위치한 가나경찰학교에서 가나 국민주택 20만 세대 건설사업 기공식을 갖고 마침내 초대형 건설사업 프로젝트의 첫 발을 내디뎠다. 가나 국민주택사업은 수도 아크라(Accra)를 비롯해 쿠마시(Kumasi), 타코라디(Takoradi) 등 가나 주요 10개 도시에 국민주택 20만 세대 및 국가 인프라 건설을 위한 100억불 규모의 초대형 프로젝트로 국내 건설사가 참여한 아프리카 사업 중 최대 규모로 평가받고 있다.
STX는 기공식을 시작으로 주택 20만세대 중 2015년까지 3만세대의 주택을 우선 공급할 계획이다. 나머지 17만세대는 가나 국민 수요 및 정부 정책에 맞춰 단계적으로 건설한다.
STX그룹은 STX중공업을 중심으로 아프리카 뿐만 아니라 중동지역에서도 연이은 수주성과를 올리며 해외 플랜트 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STX중공업은 지난 5월18일 이라크에서 3조원 규모에 달하는 디젤발전플랜트 건설 본계약을 체결했다. 이번 계약을 통해 STX중공업은 전후 심각한 전력난을 겪고 있는 바그다드, 바스라를 포함한 이라크 전 지역에 100MW 규모의 디젤발전플랜트 25기를 건설하게 된다.
또한, 지난해 초 강덕수 STX그룹 회장과 이희범 STX에너지·중공업 회장이 이라크를 연이어 방문해 제철단지, 가스복합화력발전소 및 석유화학플랜트 등을 건설한다는 MOU를 체결했으며 조만간 본계약을 맺을 예정이다.
이라크 전후 복구 시장에 성공적으로 진출하는 발판을 마련한 STX그룹은 향후 중동 지역 플랜트 시장 점유율 확대에 있어 유리한 고지를 점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해외자원개발·신재생에너지를 에너지부문 新성장 축으로 육성
STX그룹은 "2020년까지 자원·에너지 부문에서만 매출 30조원, 영업이익 2조 4천억원을 달성할 것"이라고 목표를 세웠다. 이를 위해 STX그룹은 ㈜STX와 STX에너지를 중심으로 에너지 및 해외 자원 개발 사업 분야에서의 글로벌 경쟁력을 계속해서 키워가고 있다.
가장 최근 성사된 프로젝트로는 지난 2월 IAC(PT Indoasia Cemerlang)사로부터의 인도네시아 남부 칼리만탄(Kalimantan) 낀탑(Kintap) 지역 석탄광 인수를 들 수 있다. ㈜STX는 석탄광 지분 40%를 3000만불 규모에 인수하며 광산운영권은 물론 생산 물량 전체에 대한 판매권을 확보했다.
STX가 인수한 IAC 석탄광은 총 907헥타르(약 274만평) 규모로 현재 월 10만 톤을 생산하고 있으며, 오는 6월까지 월 20만톤으로 생산량을 늘려 연간 240만톤 생산 체제를 구축할 예정이다.
또한, STX에너지는 지난해 8월 캐나다 최대 가스전문회사인 엔카나(EnCana)사로부터 1억5천2백만 캐나다달러(한화 약1740억원)에 캐나다 북서부에 위치한 맥사미시(Maxhamish) 가스 생산광구(616㎢)지분 100% 를 인수했다.
서울시 면적을 상회하는 맥사미시 광구의 가채 매장량은 1200억 입방피트(석유환산 2083만 배럴)로 이는 우리나라 전체의 37일분 천연가스 소비량에 해당한다. 하루 생산량은 2050만 입방피트(석유환산 3560 배럴)이다. STX는 향후 추가 시추 등 개발을 통해 하루 생산량을 최대 2700만 입방피트(석유환산 4680배럴)까지 증대시켜 나갈 계획이다.
지난해 말에는 STX에너지가 한국석유공사의 미국지사인 앤커 이엔피 홀딩스(Ankor E&P Holding)와 공동으로 미국 알라바마주의 생산유전 지분과 운영권을 인수했다.
알라바마 광구는 면적 약 304㎢(약 9180만평), 저류층 깊이 최대 15,000피트(약4570m)규모로, 매장량은 석유로 환산시 1200만 배럴에 달하며 현재 2개 생산공에서 하루 약 500배럴의 원유를 생산 중이다. STX에너지는 알라바마 광구의 생산추이 및 유가전망으로 볼 때 향후 15년간 총 1500억 원(연간 약 100억 원) 규모의 매출이 발생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병호 STX에너지 사장은 "이제까지의 단순 지분 투자 중심의 해외자원 개발방식에서 벗어나 당사가 지분을 가지고 직접 경영하는 운영권 사업자로 전면에 나서게 됐다는 점에 의미가 크다"며 "향후 해외자원개발을 보다 주도적으로 추진할 수 있는 원동력을 확보하게 됐다"고 말했다.
STX그룹은 향후 10년 새로운 도약을 위해 플랜트, 해외건설 사업과 함께 자원에너지 개발사업을 미래 신성장동력 사업으로 적극 육성해 2020년 그룹매출 120조원을 달성할 수 있도록 노력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