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일상호저축은행 부실 원인 풀리나

대주주 수백억 차명계좌 의혹…서울 중앙지검, 영업정지 이전 거액 불법대출 혐의 조사

부실 경영으로 파산된 옛 전일저축은행에서 불법으로 대출된 수백억원의 사용처가 밝혀질지 주목된다.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는 전일저축은행 실질적 대주주로 알려진 은모씨(54)의 서울 자택과 전주 본점을 대상으로 압수수색을 실시했으며 은씨가 관여한 대출금을 추적하고 있다.

 

검찰은 은씨가 은행 자금 수백억 원을 빼돌린 뒤 여러 차명계좌로 관리하면서 개인적으로 유용한 혐의를 두고 수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중앙지검의 이번 수사는 1200억원대 불법·부실 대출 혐의로 수사를 진행하고 있는 전주지검 수사와는 별개다.

 

중앙지검은 전일저축은행은 영업정지 이전 일부 정치권 인사 등이 금융당국에 구제를 요청했다는 의혹과 연계 연예기획사의 대표이사로 있던 자신의 사촌동생에게 수십억원을 불법 대출한 의혹에 대해 수사를 벌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일저축은행은 지난 2006년 4월 7일 휴면 회사인 G연예기획사를 통해 사촌동생 A씨에게 41억원을, 2개월 후인 6월 5일에도 사촌동생 A씨가 관여된 연예기획사 T사에게 43억원도 대출해줬고 이 같은 대출금액은 대부분 부실로 남겨졌다.

 

검찰은 A씨가 이처럼 손쉽게 대출을 받은 배경으로 대주주였던 사촌형 은씨를 주목하고 있다.

 

특히 은씨는 또 지난 2005년 10월 전주 고사동 한 여관을 낙찰가 8억5000만원을 들여 타인 이름으로 경매를 받은 이후 이 여관을 담보로 전일저축은행으로부터 31억원을 대출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은씨는 대출금은 갚지 않았고 2009년 2월 전일저축은행은 압류한 이 여관을 다시 경매에 붙였고 25억4000만원을 회수했다. 하지만 낙찰자는 바로 전일저축은행으로 8억여원짜리 여관이 졸지에 25억원대 건물로 둔갑시킨 것이다.

 

이밖에 사촌동생 A씨도 유명연예인 2명과 함께 대주주로 있는 S사의 주식을 전일저축은행에 양도해주는 조건으로 70억여원을 대출 받는 등 은행 돈을 '호주머니 쌈짓돈'처럼 썼다는 게 주변인들의 설명이다.

 

검찰은 은씨 사촌형제가 공모해 저지른 불법대출 혐의에 대한 정황을 파악중에 있으며, 이들이 저지른 불법대출 금액만 수백억대에 이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한편 은씨는 지난 2008년 사기 혐의로 징역 3년을 선고받고 영등포구치소에서 복역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