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 공감' 취지 못 살린 '2011 아·태무형문화유산축제'

도내 무형문화재 기·예능 보유자 외면 아쉬워…거리 퍼레이드 중단 등 미숙한 운영 개선돼야

'2011 전주 아시아태평양무형문화유산축제' 가 '혼인' 을 주제로 지난 10일 전주 한옥마을 일대에서 열린 가운데 시민들이 개막을 축하하는 거리 퍼리이드를 구경하고 있다. 추성수(chss78@jjan.kr)

지난해에 이어 올해 두번째로 열린 '2011 전주아시아태평양무형문화유산축제(10~12일 전주 한옥마을)'가 아시아의 다양한 인류무형문화유산을 접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으나, 시민들의 공감을 이끌어내는 축제로서는 한계가 있었다는 지적이다.

 

'아·태 무형문화유산국제학술대회'는 국내·외 전문가들이 참석해 국내 무형문화유산에 관한 관심을 환기시켰고, 미디어 파사드 '연연' 역시 결혼이 갖는 정서를 새로운 미디어(LED 조명·빔 프로젝트)와 접목시켜 볼거리를 선물했다는 점에서 긍정적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아태축제에 관한 평가는 아시아태평양무형문화유산전당 건립을 기념하고, 인류의 위대한 유산을 조명하는 축제 본연의 기대를 만족시키기에는 역부족이었다는 평가다.

 

올해 아태축제는 '2011 전주대사습놀이 전국대회'와 거의 동시에 열리면서 시너지 효과를 노렸으나, 축제 운영이 미숙해 전주 대사습의 부대 행사로 비춰지는 등 문제점이 노출됐다. 지난해와 비교할 때 축제의 주제를 '혼인'으로 정해 통일성 있는 프로그램을 배치한 것은 의미있는 시도로 보인다. 관심을 모았던 전주문화의집연합회와 공동 기획한 아태빌리지는 도내 다문화가정을 대상으로 중국 전통 혼례와 태국 결혼식, 베트남 신혼부부 일상 등을 엿볼 수 있는 색다른 시도였음에도 불구하고 관람객들에게 매력적인 프로그램으로 다가오지 못했다. 주제는 신선했으나, 내용이 평범해 다른 프로그램에 비해 두드러지지 못했다는 게 중론.

 

아시아 5개국 인류무형문화유산을 비롯해 국내 12곳의 중요무형문화유산을 한자리에 내놓기 위한 고민도 있었으나, 이들의 가치를 제대로 조명하는 못해 흥미 유발에 실패했고, 의미도 상당 부분 퇴색된 공연이 됐다는 지적이다.

 

해외 초청 공연 중 유네스코 세계무형문화유산으로 유일하게 등재된 베트남의 실내악극 '카추'의 경우 공연을 끝까지 보는 시민들이 적었다. 공연의 예술성과 대중성의 간극을 메워줄 자리가 요구됐다는 뜻이다.

 

정진권 전주 아태축제 예술감독은 "특설무대에서는 공연의 이해를 돕는 설명을 덧붙였으나, 소리문화관은 공연 중심으로 가다 보니 관객들이 어렵게 여기게 된 면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도내 무형문화재 기·예능 보유자들의 참여가 없었다는 점에서도 아쉬움이 남았다. 아태전당의 직접적인 이해 당사자는 바로 도내 무형문화재 기·예능 보유자다. 하지만 이들의 참여가 거의 없었다는 점에서 일부 불만의 목소리가 제기됐고, 향후 개선점으로 지적됐다.

 

자원봉사자들이 일부 구간 차량 통제를 못해 혼인 거리 퍼레이드는 잠시 중단됐으며, 한옥마을을 잘 모르는 자원봉사자도 많아 관람객 안내에도 불편을 겪는 등 많은 과제를 남긴 채 이번 축제가 폐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