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 전 최고위원은 그제 정치부 기자들과 만나 "한나라당을 이끌어가는 실력자들이 영남 출신인데 이들이 의사결정을 하는 과정에서 호남에 관심이 있겠느냐"며 그같이 비판했다. 용기 있는 지적이다.
한나라당에서 호남은 존재감 조차도 없다. 아예 버린 자식이나 마찬가지 취급을 받는다. 전북도당위원장도 지난해 7월 이후 1년 가까이 공석으로 방치해 두다가 최근에야 직무대행을 임명했다. 그것도 7.4 전당대회 때문이다. 직대 체제가 초라한 위상을 말해준다.
한나라당은 전북도민을 여러번 속였다. 총선 때마다 비례대표 3석을 호남 몫으로 배정하겠다고 해놓고도 지키지 않았다. 광주 전남은 그나마 한 두석이라도 배려했지만 전북은 찬밥이었다. 당내 중진들도 전북을 방문할 때마다 새만금 등 현안사업과 토지주택공사 전북유치를 돕겠다고 언급했지만 립서비스에 불과했다. 감언이설로 끝났다.
정 전 최고의원의 지적처럼, 당내 영남 출신 실력자들이 호남까지 배려할 리 만무할 것이다. 하지만 이런 풍토는 매우 잘못된 행태다. 명색이 한나라당이 전국 정당이라면 호남을 껴안아야 한다. 그리고 전북도민을 감동시킨다면 도민들도 반응할 것이다.
집권여당이라면 지역구 국회의원 한 석 없는 이 지역의 고민은 무엇인지, 지금 당장 시급한 현안이 무엇인지 먼저 다가가 살펴야 옳다. 지난 6.2 도지사 선거때 정운천씨가 18.2%를 득표한 것도 그런 맥락이다. 표를 주지 않는다고 탓만 할 게 아니다.
내년은 총선과 대선을 치르는 해다. 지역과의 소통이 중요하다. 실패하지 않으려면 호남인물을 전략적으로 배려하는 통 큰 결단이 있어야 한다. 그러나 한나라당은 과거에도 그랬거니와 지금 이 시점에도 그런 결단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
우선 당장의 이익과 연관되지 않는다고 보기 때문이다. 그래갖고는 미래 희망이 보장되지 못한다. 그동안의 호남 차별을 고려한다면 오히려 역차별을 해야 균형이 유지될 것이다. 정 전 최고위원의 쓴소리를 흘려듣지 말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