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못 배운 한을 평생 가슴에 담고 살았는데 이 같은 길이 있는 줄 조금만 일찍 알았어도 대학까지 도전했을 거야."
지난달 14일 전라중학교에서 치러진 중학교입학자격 검정고시에서 75세의 고령에도 평균 73점으로 당당히 합격한 문무성 할머니.
문 할머니는 '좀 더 일찍 배움의 길을 찾았으면 대입까지 도전했을 것'이라며 최근 치아 등 건강상태가 나빠져 학업을 계속하지 못함을 안타까워 했다.
군산 옥구읍 어은리에서 농사일과 2남 2녀의 자식, 손주들 뒷바라지에 매달려 오던 할머니는 지난해 66년만에 다시 초등학교 과정 공부를 시작했다.
문 할머니는 충남 공주 정안면의 한 초등학교에 입학해 1학년을 마칠 무렵 어머니를 여의었다.
밑으로 3년씩 터울을 둔 두명의 남동생들을 보살피며 큰딸로 돌아가신 어머니를 대신해 가사일을 돌보느라 2학년 초 새 교과서까지 받아놓고도 어쩔 수 없이 학교를 그만두게 됐다.
이후 공부하는 동생들 어깨너머로 한글·수학 등을 익히며 천자문까지 독학했지만 학교를 다니지 못했다는 서러움은 문 할머니에게 평생 한이 됐다.
당시 익힌 한글로 성경을 읽으며 교회에 다니던 문 할머니는 목사 사모님의 권유로 지난해 3월 군산 시민교육센터 검정고시 초등과정반의 문을 두드렸다.
이후 시험을 치르기까지 14개월을 거의 빠지지 않고 매일 왕복 90분가량 버스로 센터를 오가며 학급반장까지 맡아 비슷한 처지의 급우들과 함께 공부에 열중했다.
그 결과 지난 5월 26일 발표된 중입 검정고시 합격자 발표에서 이 센터 응시생 12명 전원이 합격하는 기쁨을 누리게 됐다.
고등학교 2학년인 막내 손녀를 곤란하게 할 정도로 한번 책을 잡으면 밤새는 줄 모르고 재미있게 공부했다는 문 할머니는 합격자 발표 이후 건강을 염려하는 자식들의 권유로 다음 단계 도전을 잠시 미루고 있다.
하지만 지금까지 배웠던 것을 잊지않기 위해 하루도 빠짐없이 복습하며 특히 그동안 가장 어려웠던 수학공부에 열중하고 있다.
문 할머니는"시민교육센터같은 곳이 주변에 많이 알려져 배움의 한을 가진 사람들이 하루라도 빨리 공부를 시작할 수 있으면 좋겠다"며 "나는 어쩔지 모르지만 같이 공부했던 급우들은 나보다 한참 젊으니 계속 공부해서 반드시 대학까지 진학할 것이다"는 말로 고등학교 입학자격에 도전한 60세 전후의 박명숙, 장오목, 김금순 씨 등 급우들에게 응원을 보냈다.
시민교육센터 박미애 교사는 "문 할머니가 급우들까지 챙겨가며 교사들을 무색하게 할 정도로 열심히 공부했다"며 "할머니 같은 분들이 언제든지 공부를 시작할 수 있도록 안정적인 여건을 마련하기 위해 노력해 가겠다"고 말했다.